[e대한경제=김호윤 기자] 하이트진로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공권력 투입 여부에 대해서도 귀추가 주목된다. 이번 하이트진로 파업은 국가경제에 치명타를 입히는 사안까지는 아니지만, 윤석열 정부가 법과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 지난 22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관계장관 회의에서는 화물연대의 하이트진로 본사 점거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이후 정부의 ‘액션’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장기화할 경우 공권력의 투입에 무게가 실린다. 이날 회의에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 등이 참석한 것으로 파악된다. 한 총리는 회의에 앞서 윤석열 대통령과 주례회동을 했다.
지난 4일 강원 홍천군 하이트진로 강원공장 입구에서 사흘째 농성 중인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공장으로 행진을 시도해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 / 사진: 연합뉴스 제공 |
일련의 상황은 대우조선해양 파업 때와 비슷하게 흘러간다. 당시 윤 대통령은 한 총리와 주례회동에서 관련 논의를 한 뒤, 엄정한 대응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이나 정부나 다 많이 기다릴 만큼 기다리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며 공권력 투입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노동계의 불법행위에 대해 법과 원칙을 강조했다. 노사문제에 대해 당사자 간의 협의를 존중하면서도, 사회질서를 어지럽히는 불법행위에 대해선 단호한 입장을 견지했다. 사실 원청사인 대우조선해양이나, 이번 하이트진로는 현 정부의 법과 원칙에 따른 공권력 투입을 바랐고 또 바라고 있는지 모른다.
그러나 노사문제에 대한 현 정부의 공권력 투입은 아직까지는 없다. 새 정부 출범 후 한달 만에 벌어진 지난 6월 화물연대 총파업 때는 업무복귀 명령까지 언급했지만 명령 발효 없이 끝났고, 대우조선해양 사태 역시 지난달 20일 윤 대통령의 ‘많이 기다렸다’는 발언 이후 이틀 만에 극적 타결을 이뤄냈다.
때문에 이보다 상대적으로 국가적ㆍ사회적 피해가 적은 하이트진로 사태에 공권력을 투입할지는 미지수다.
김호윤기자 khy2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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