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아들을 잃은 희생자의 어머니도 시민단체에게 가로막혀 민주묘지에 들어서지 못했다.
3일 낮 12시쯤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 민주의 문 앞에는 아수라장이 벌어졌다. 5·18민주묘지에 참배하기 위해 온 대한민국 특전사 동지회의 방문을 시민단체가 저지하면서다.
100여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오월정신지키기 범시도민 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부터 기자회견을 열고 대규모 참배 저지를 예고했었다. 회원 수백명이 민주의 문 앞에 섰고,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경찰력도 대거 배치됐다.
대책위는 “지난 2월19일 두 공법단체(부상자회·공로자회)와 특전사동지회는 ‘용서와 화해를 위한 대국민공동선언’이란 정치쇼를 펼치며 민주묘지를 짓밟았다”면서 “어떠한 경우에도 오월정신을 훼손하고 역사를 왜곡하는 세력과는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임성록 대한민국특전사동지회 광주전남지부 고문은 오월 어머니 중 하나인 임근단 어머니와 함께 동행했다.
시민단체가 임성록 고문의 참배를 막기 위해 임근단 어머니까지도 같이 막아서면서 어머니가 크게 분노했다.
임근단 여사는 80년 5·18 최초 사망자인 김경철씨의 어머니다. 김씨는 사망 당시 28세로, 청각장애인 제화공이었다. 5월18일 오후 4시쯤 제7공수여단에게 붙잡혀 무차별 폭행 당한 뒤 ‘살려 달라’는 말조차 해보지 못한 채 사망했다.
임근단 여사는 “정말로 우리 광주 시민에 대해서 부끄럽다. 광주시민은 참 용감하고 씩씩한 시민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먼 데서 오는 우리 특전사들이 이 자리를 넘어서 우리 새끼들 앞에서 용서를 빌고 참배를 하겠다는데 이것을 막고 못 들어가게 해서 한심스럽다. 부끄럽기 짝이 없다”고 맹비난했다.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