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트의 시작은 ‘정렬’이다. 퍼팅 라인을 읽은 대로 보내려면 정확한 정렬로 똑바로 스트로크해야 한다. 이를 돕기 위해 골프공에 화살표 표시를 하거나 가운데 선을 긋는 등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색상을 활용해 골퍼들의 정렬을 돕는 공도 있다. 아마추어 골퍼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반반공’이다. 스릭슨이 선보인 ‘디바이드’ 라인이 원조다. 이 공이 나오기 전까지 골프공은 한 가지 색으로 이뤄졌지만, 스릭슨은 절반을 노란색, 오렌지색 등으로 만들어 색의 경계선을 정렬 라인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반반공은 디자인적인 측면을 고려했다는 인식이 많다. 하지만 공에 두 가지 색을 반반씩 칠하는 아이디어는 프로 선수에게서 나왔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뛰는 그레엄 맥도웰(43·북아일랜드)은 2012년 스릭슨에 벙커샷을 할 때 스핀양을 확인할 수 있는 공을 개발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를 위해 스릭슨이 노랑과 검정으로 구성된 프로토타입의 공을 만든 것이 반반공의 시초다.
반반공은 두 가지 색이 절반씩 구성돼 스핀의 정도를 확인할 수 있다. 임팩트 후 두 개의 컬러가 회전하면서 날아가 스윙 스피드에 따라 공의 회전 속도, 방향성이 달라지는 것을 알 수 있다.
퍼트 때 공이 구르는 정도를 직접 볼 수 있다는 것도 반반공의 강점이다. 스릭슨 관계자는 “공이 굴러가면서 색의 경계선이 똑바로 직선으로 구르는지, 혹은 흔들리는지를 보고 스트로크나 임팩트가 제대로 됐는지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반공의 핵심은 두 가지 색상의 경계를 정확한 일직선으로 만드는 것이다. 다른 색상의 우레탄을 사용하면서 흰색 부분과 퍼포먼스에 차이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도 관건이다. 김재윤 던롭스포츠코리아 팀장은 “흰색 공에 색깔만 덧입힐 경우 같은 공이라도 퍼포먼스에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며 “흰색 우레탄과 다른 색상의 우레탄을 정교하게 붙여 마치 하나의 공이었던 것과 같은 퍼포먼스를 만드는 것이 반반공 기술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조수영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