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국회 행정안전위원들이 14일 ‘성남 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제3자 뇌물공여 혐의가 인정된다는 경찰의 보완수사 결과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민주당은 “누가 봐도 어이없는 정치보복”이라며 비판했고 국민의힘은 “관련 의혹들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 소속 이채익 행안위원장이 “국민적 의구심이 많다”고 발언하자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반발하며 퇴장하기도 했다.
여야는 이날 오후 국회 행안위 전체회의에서 윤희근 경찰청장을 향해 관련 내용을 질의했다. 성남 FC 후원금 의혹은 이 대표가 2015~2017년 성남시장 재직 중 성남FC 구단주를 맡으면서 두산건설로부터 후원금 55억여원을 유치하는 대가로 두산그룹이 소유한 분당구 병원부지를 업무시설로 용도를 변경해줬다는 의혹이다. 경찰은 지난해 9월 증거불충분으로 이 사건을 불송치 결정했으나, 지난 2월 검찰로부터 보완수사 요구를 받고 수사를 진행했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지난 13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제3자 뇌물공여 혐의로 이 대표를 검찰에 송치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 사건과 관련된 의혹들을 제대로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웅 의원은 “놀라운 용도변경을 허가 결재한 사람이 이재명 대표”라며 “이 특혜를 받고 두산건설은 분당타워를 짓고 2021년 6174억원에 매각했다. 이게 우연이고 그럴 수 있는 일이라고 하면 누가 믿나. (지난해 불송치한) 분당경찰서의 봐주기 수사 의혹에 대해 관련자를 감찰할 생각이 있나”라고 했다. 조은희 의원은 “지난해 분당경찰서가 불송치할 때 문재인 정부 시절이라 면죄부를 준 것 아닌가”라며 “이 대표의 정무조정실장으로 발령 난 정진상씨는 각종 의혹에 연루돼있다. 이 부분도 철저 조사해야 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불송치했던 사건을 번복한 것은 정치보복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해식 의원은 “지자체장이 기업을 유치하고 도시계획상 혜택을 주고 공공기여를 받는 게 제3자 뇌물로 처벌해야 하는 사항인가”라며 “누가 봐도 어이없는 정치보복이다. 경기남부청이 이재명 죽이기 전담 경찰청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성만 의원도 “용도변경으로 가격이 증폭됐으니 수사한다는 건데 토지는 효용성이 시기에 따라 변한다. 사익이 전제됐을 때 수사하는 게 합리적이지 않나”라고 물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채익 행안위원장이 “성남FC 문제는 문재인 정부 때부터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가 된 사항이고 국민적 의구심이 많으니 경찰청장은 명확하게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해주길 바란다”고 말하자 이에 반발하며 퇴장했다. 김철민 민주당 의원은 “위원장이 어떻게 이럴 수 있나. 위원장이 아니라 이채익 의원으로 얘기하라”고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위원장이 얘기하는데 어떻게 이렇게 할 수 있나”라며 “경찰청장이 소상히 답변해줬으면 좋겠다는 주문에 과민반응 하면 이 광경을 보는 국민들이 어떤 생각을 갖겠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