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강제수사 마땅한 범죄 혐의자”
與 “부적격 의견이라도 병기해야”
탈북 與의원 “인민재판” 발언하자
崔 “전체주의 국가에서 생활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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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연합뉴스
여야가 29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여부를 두고 거센 공방을 벌였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민희 과방위원장이 탈북자 출신인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에게 ‘전체주의 국가에서 생활하다 보니 민주주의 원칙이 안 보이냐’고 발언한 것이 갈등을 촉발했다.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이 후보자는 (경과보고서) 채택·불채택을 논의할 건(대상)이 아니다. 수사기관으로 보내 강제 수사를 받아야 할 범죄 혐의자”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조인철 의원도 “‘답정너’ 아니냐. 청문 경과보고서를 아무리 써서 보내도 이미 (임명으로) 답은 정해져 있다. 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했다.
야당은 이례적으로 지난 24일부터 사흘간의 인사청문회를 진행한 데 이어 지난 27일에는 대전 MBC 현장 검증에 나섰다. 그 결과 이 후보자가 사장 재직 때 법인카드 한도를 두 배가량 초과해 사용했지만 증빙하지 않은 정황이 발견됐다고 지적했다.
반면 과방위 여당 간사인 최형두 의원은 “이 후보자에 대해 적격 의견으로 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해야 한다”며 “적격이든 부적격이든 의견을 담아서 임명권자(대통령)에게 청문 경과보고서를 제출하는 것이 국회의 도리”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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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희 과방위원장.
뉴스1
또 박 의원은 이날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 대해 “국회의원의 면책 특권을 남용한 한 인간에 대한 심각한 인신공격, 명예훼손, 집단 공격, 인민재판”이라고 비판했고, 최 위원장은 “전체주의 국가에서 생활하시다 보니 민주주의적 원칙이 안 보이냐. 인민재판이라는 표현을 여기서 쓰는 게 말이 되냐”고 반박했다.
이후 박 의원은 소셜미디어(SNS)에 “전체주의 국가에서도 고개를 내저을 국회와 과방위 운영”이라며 최 위원장에게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도 “목숨을 걸고 탈북한 동료 시민에게 쓸 수 있는 말이 아니다. 차별과 막말이 일상화하는 것을 국민의힘과 함께 막아 달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최 위원장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최 위원장은 청문회 전부터 후보자 낙마를 공언하더니 후보자에게 ‘저와 싸우려 하면 안 된다’고 협박했다”며 “심지어 후보자의 뇌 구조가 이상하다는 막말도 서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황인주 기자
2024-07-30 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