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남부엔 지상군 추가 투입
치열한 교전 끝에 장병 8명 희생
바이든, G7 정상과 이란 제재 검토
원자력 시설 공격은 반대 입장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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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 마을이 불타면서 검은 연기에 뒤덮여 있다. 이스라엘군은 전날 밤부터 베이루트 도심과 교외 지역에 숨어 있는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해 정밀 표적 공습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1년 가까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을 벌여 온 이스라엘은 지난달부터 헤즈볼라 조직 분쇄에 나섰다.
베이루트 AFP연합뉴스
이란의 대규모 탄도미사일 공격을 막아 낸 이스라엘이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 해체 작업에 속도를 냈다.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도심을 공습하고 남부 지역에 지상군을 추가 투입하는 등 군사적 압박 수위를 한껏 끌어올렸다.
이스라엘군(IDF)은 2일(현지시간) 밤늦게 베이루트 곳곳에서 (헤즈볼라 요인 제거를 위한) 정밀 공습 작전을 펼쳤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자정 직전 남쪽 교외에 세 차례 공습을 가했고 3일 새벽에도 시내와 인접 지역을 타격했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번 공격으로 최소 5명이 숨지고 10여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IDF는 “레바논 남부 전선에 98사단을 투입한 데 이어 이날 36사단을 추가로 들여보냈다”면서 “레바논에서 지상 작전을 수행하는 장병 8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30일 IDF가 레바논에서 ‘제한적이고 국지적인’ 지상전을 시작한 뒤로 자국군 전사자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일 이스라엘 본토로 200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이란을 제재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스라엘이 이란의 원자력 시설을 공격하는 것은 반대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이스라엘이 이란에 보복하고자 원자력 시설을 파괴하는 방안을 지지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내 답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주요 7개국(G7) 모두 ‘이스라엘이 (이란의 공격에) 대응할 권리가 있지만 과도하게 반응해서는 안 된다’는 데 동의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공격한 이란에 새로운 제재를 부과하고자 G7 정상들과 통화했다고 밝혔다. 이날 G7 정상은 긴급 화상회의를 가진 뒤 공동성명을 통해 “G7은 (중동 문제에서) 여전히 외교적 해법이 가능하다고 믿는다”면서 “G7은 이스라엘-레바논 국경 안정화를 위한 유엔 결의안 1701호를 이행해 중동 지역 긴장 완화에 협력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결의(UNSCR) 1701호는 이스라엘-레바논 전쟁 종식을 위해 2006년 채택됐다. IDF는 레바논에서 철수하고 헤즈볼라도 남부 리타니강 이남에서 빠져나오되 양측 병력이 철수한 지역에 레바논군과 유엔평화유지군(UNIFIL)을 두는 것이 골자다.
류지영 기자
2024-10-04 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