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부근 도로와 인도가 물에 잠기면서 차량과 보행자가 통행하는 데 불편을 겪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윤석열 대통령이 중부지방에 폭우가 내려 침수 피해가 발생했을 때 서초동 자택에 머물렀던 것을 두고 야당이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이 실시간으로 보고를 받고 지시를 내렸다며 야당이 정치공세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고 반박했다.
조오섭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9일 논평을 통해 “8일 수도권에 쏟아진 기록적 폭우로 7명이 사망하고 6명이 실종되는 사고가 발생했다”며 “정부의 재난 대응을 실시간으로 점검해야 할 윤 대통령은 끝까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윤 대통령이 자택 주변 침수로 출입이 어려워지자 통화로 재난 대응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조 대변인은 “대통령이 사실상 이재민이 되어버린 상황을 국민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느냐”며 “자택에 고립된 대통령이 전화통화로 무엇을 점검할 수 있단 말인가”라고 비판했다. 또 취임 전 대통령실과 관저를 옮기겠다는 대통령의 고집이 부른 참사라고 비난했다.
예윤해 정의당 부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대통령실은 중대본과 피해 현장을 왜 방문하지 않았냐는 언론의 질문에 ‘대통령이 전화로 실시간 지시를 내리는 것과 상황실에 직접 나가는 것이 큰 차이가 없다고 본다’고 답했다”며 “재난급 폭우가 오자 집에서 전화로 업무지시를 하는 대통령을 어느 국민이 신뢰할 수 있겠나”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은 이 같은 야권의 비판을 반박했다.
박형수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민주당은 100년 만의 호우 피해에도 대통령을 향한 정치공세에만 열을 올린다”며 “현 정부가 대통령실을 이전한 것까지 끄집어내 공격하는 민주당을 보며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 최다 의석수를 가진 책임 있는 제1야당이라면 우선 국회 차원에서의 호우 대처와 피해 복구 방안 마련을 위해 힘써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정치권의 비판과 관련해 “대통령이 보이지 않는다는 식의 야당 의원 지적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윤 대통령은 8일 오후 9시부터 9일 새벽 3시까지 실시간으로 보고를 받고 실시간으로 지침과 지시를 내렸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또 윤 대통령이 3시간 취침 뒤 9일 새벽 6시부터 다시 자택에서 업무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30분 정부서울청사 재난안전상황실에서 집중호우 대처 관계기관 긴급 점검회의를 주재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비 피해 현장이나 상황실을 방문하지 않은 것을 두고 “현장 모든 인력이 대처에 매진해야 하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현장이나 상황실로 이동하면 인력들이 보고나 의전에 신경을 쓰게 돼 대처 역량을 떨어트릴 수 있다는 내부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기록적 수해 상황에서 대통령이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다는 오해가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