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고서령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각종 현안에 대해 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지지율 상승을 위해 온건 전략 역시 병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윤 대통령은 지난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인터넷 생중계를 하며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집을 찾아가 주소를 노출한 유튜브 매체 ‘시민언론 더탐사'(더탐사)에 대해 “법을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 어떤 고통이 따르는지 보여줘야 한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최근 각종 현안에 대해 이 같은 강경 메시지를 내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9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에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며 “불법과는 절대 타협하지 않을 것이며 불법행위 책임은 끝까지 엄정하게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노사 문제가 평화롭게 해결되려면 아무리 힘들어도 법과 원칙을 바로 세워야 한다”면서 “명분 없는 요구를 계속하면 모든 방안을 강구해 대처할 수밖에 없다”며 엄포를 놨다.
아울러 북한을 향해서도 전례 없는 고강도 정치 메시지를 내놨다.
윤 대통령은 29일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7차 핵실험과 관련해 “북한이 핵실험을 통해 무엇을 얻으려고 하는지, 굉장히 어리석은 결정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특히 “어떤 종류든 북한이 새로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전례 없는 공동 대응에 맞닥뜨릴 것”이라고 선포했다.
윤 대통령의 뚜렷해진 강경 행보 및 정치 메시지와 관련, 한 전문가는 “이제는 ‘강온전략’을 취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층 입장에서는 최근 윤 대통령의 행보가 시원시원하게 느껴질 것”이라며 “이렇게 강경하게 밀어붙이는 모습을 기다렸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알아야 할 중요한 점은 지지층과 반대층이 대한민국을 움직이지는 않는다는 점”이라면서 “지지층이 얼마나 결집하는지, 반대층이 얼마나 집요하게 윤 대통령을 꺾으려고 하는지는 지지율과 크게 상관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핵심은 다수의 중도층이 윤 대통령에 ‘어떤 입장을 취하는가’라는 점”이라면서 “특히 과거에 비해 중도층이 훨씬 늘어났기 때문에 정치에서 중도층의 존재가 더욱 중요해졌다”고 짚었다.
최진 원장은 결국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중도층을 얼마나 끌어올 수 있느냐에 달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도층 표심을 위해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강온 양면전략’을 펼쳐야 한다”며 “강경·온건 투트랙 정책, 정치적 메시지를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예를 들어 현재 벌어지고 있는 민주노총 파업과 관련해서는 지금과 같은 정부의 강경 정책이 절실히 필요하다”며 “윤 대통령이 이 부분에선 매우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파업은 경제와 직결돼있어 강하게 대응해야 한다. 또 민노총이 편향된 정치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윤 대통령이 강경 정책을 구사해야 하는 명분도 확실한 상황이다”라고 했다.
즉 “국민들은 윤 대통령이 이번 파업에 대해 아주 강경한 태도를 취하는 것에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해주고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국정 전반의 모든 분야에서 이 같은 ‘스트롱 맨’ 포지션으로 가면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여야관계에서 지금과 같은 윤 대통령의 강경 대응, 야권을 향한 강한 정치적 메시지가 결국 국회를 강대강 제로섬 게임이 되도록 만든다”면서 “정부·여당, 야당 모두 피해를 입고 비호감도만 올리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최 원장은 “중도층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선별적인 강온전략을 구사해야 하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며 “윤 대통령과 참모진들은 어느 현안에서 중도층을 겨냥한 온건 메시지와 정책을 낼 것인지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등 돌리고 있는 중도층을 방치해선 안 된다. ‘강강강’ 전략이 아닌, 중도층을 위한 온건 목소리를 내 지지율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