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엠폭스(원숭이두창) 확진자가 3명 더 늘었다. 이달 들어 확진된 사람만 모두 8명으로, 지역사회 감염 확산이 우려된다.
질병관리청은 17일 국내 엠폭스 확진자 3명이 추가로 확인돼 지금까지 13명이 감염됐다고 밝혔다. 신규 환자 3명 모두 증상 발현 3주 이내에 해외여행력이 없어 국내 감염으로 추정된다. 지난 7일 6번째 확진자 발생 이후 확인된 감염자들은 모두 최근 해외를 다녀온 적이 없다. 기존 환자(1~5번째)들은 해외에서 감염돼 입국했거나, 이들로부터 파생된 환자였다.
이번에 확인된 11번째 환자는 서울에 거주 중인 내국인으로, 인후통과 피부병변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았다. 의료진이 엠폭스 감염을 의심해 지난 14일 관할 보건소로 신고했고 검사 후 같은 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12번째 환자와 13번째 환자는 경남에 거주하는 내국인이다. 12번째 환자는 피부병변과 통증으로 지난 14일 질병관리청 콜센터(1339)에 전화를 걸었다. 잠복기 내 위험 노출력이 있어 의사환자로 분류됐다가 검사 후 15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13번째 환자는 12번째 환자의 밀접접촉자로 역학조사 중 확인됐다. 피부병변 등 의심증상이 있어 즉각 검사를 했고, 15일 확진됐다. 질병청은 지난 7일 이후 발생한 환자 8명 중 5명에게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했으며, 현재 관리 중인 접촉자 중 의심증상을 보인 사람은 없다고 밝혔다.
엠폭스는 주로 밀접한 피부접촉이나 성접촉으로 전파돼 감염 가능성이 낮고 전파 속도도 느리다. 다만 최근 9일(확진일 기준)동안 지역사회 감염으로 추정되는 환자가 8명이나 나올 정도면 이미 지역사회 전파가 시작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엠폭스는 잠복기가 최대 3주여서 확진자가 3주 전 누굴 만났는지 조사해 감염원을 찾기가 쉽지 않다. 엠폭스가 많이 퍼진 유럽에선 추적관리보다는 감염자를 빨리 찾아내 치료하는 식으로 관리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의심 증상 시 환자가 방문할 가능성이 큰 감염내과, 피부과, 비뇨의학과, 항문외과 등 피부병변을 진료하는 의료인들에게 엠폭스 의심증상 자료를 배포하고 적극적으로 의심환자를 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의심환자와의 밀접접촉 등 위험요인과 의심증상이 있는 경우 질병관리청 콜센터(1339)로 상담하고, 모르는 사람들과의 밀접접촉(피부·성접촉)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며 “엠폭스는 전파위험도가 낮고 관리가 가능한 질환이므로 과도하게 불안해하기보다 감염예방수칙을 잘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질병청은 예방수칙으로 ▲익명의 사람과의 밀접접촉 삼가 ▲피부병변을 긴팔 옷 등으로 감싸 다른 사람들과 직접 접촉이 없도록 각별한 주의 ▲유증상기(피부발진·궤양, 림프절병증, 발열 등)에 다른 사람들과의 밀접접촉 삼가 ▲손씻기 준수 등을 제시했다.
이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