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복서’ 서려경 교수, 태국 선수에 TKO 승리
현역 의사 최초로 여자 복싱 한국 챔피언 자리에 오른 서려경(32·천안비트손정오복싱) 순천향대 천안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세계 타이틀 매치를 앞두고 화끈한 KO승을 거두며 여자 복싱 세계 챔피언 도전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9일 의료계와 복싱계에 따르면 서 교수는 9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인재개발원 체육관에서 열린 쿨라티다 쿠에사놀(태국)과의 세계 타이틀매치 전초전에서 3라운드 15초 만에 TKO승을 따냈다. 이날 승리로 그의 프로 통산 전적은 8전 7승(5KO) 1무가 돼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서 교수는 지난 7월 14일 ‘한국복싱커미션(KBM) 3대 한국타이틀매치’ 여자라이트 플라이급에서 임찬미 선수를 8라운드 38초 만에 TKO로 꺾고 처음 한국 챔피언 벨트를 차지했다.
현재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근무 중인 서 교수는 살인적인 근무 강도에도 프로 복싱 선수 생활을 병행하고 있다. 병원 응급실 근무 중에 생기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2019년 처음 복싱에 발을 들인 그는 강력한 펀치 능력을 앞세워 2020년 프로 무대에 전격 데뷔했다.
서 교수는 데뷔 3년 만에 한국 챔피언에 오른 뒤 “신생아들은 성인보다 훨씬 위험해 최선의 선택을 하더라도 노력과는 상관없이 나빠지기도 한다. 그럴 때는 신생아실을 벗어나고 싶은 부정적인 생각이 들 때가 많다”면서 “복싱이 (부정적인 생각을 잊고) 앞으로 나가는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었다.‘현직 의사 겸 복서’라는 이색적인 경력으로 이미 언론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서 교수는 tvN 예능프로그램 ‘유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하면서 병원뿐만 아니라 지역에서도 이미 유명 인사가 됐다.
KBM 한국 여자 라이트플라이급 챔피언에 올랐을 당시 “의사 세계 챔피언이 되고 싶다”는 목표를 밝혔던 서 교수는 내년 2월 일본 선수를 상대로 여자국제복싱협회(WIBA) 미니멈급 세계 타이틀전을 치른다. 이 경기에서 승리하면 서려경은 내년 4월 대망의 4대 메이저 복싱 세계기구(WBA·WBC·IBF·WBO) 타이틀에 도전한다.
최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