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산동 지석묘 정비사업 당시 임의로 문화재 훼손한 혐의
세계 최대 규모로 추정되는 고인돌을 무단 훼손해 논란이 된 ‘김해 고인돌 사건’의 당사자인 김해시청 공무원들이 무더기로 검찰에 송치됐다.
경남경찰청은 ‘김해 구산동 지석묘 정비사업’ 과정에서 문화재청의 허가 없이 고인돌 주변에 깔린 얇고 넓적한 돌인 박석을 해체한 혐의(매장문화재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김해시청 공무원 A씨 등 6명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7일 밝혔다.
이들은 관련 기관의 허가를 받지 않고 구산동 지석묘(고인돌·경남도 기념물 제280호)를 복원, 정비하는 사업을 진행한 혐의다.
매장문화재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에 따르면 매장문화재 유존 지역에서 지하 땅 파기를 수반하거나 형질 변경을 수반하는 사업 등을 할 때 반드시 문화재청과 사전 협의해야 한다.
하지만, 김해시는 박석을 해체하고 유적지 내 상석(윗돌) 주변부를 중장비로 파헤치는 작업을 하면서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지 않았다. 이들은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지 몰랐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김해시는 2021년 10월 경남도에 유적지 현상변경 허가를 신청했지만, 허가가 나지 않은 상황에서도 이 사업을 계속 추진했다. 이들은 그해에 예산을 쓰지 않으면 불용 처리되는 탓에 그대로 사업을 진행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허성곤 전 김해시장과 홍태용 현 김해시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지만, 혐의는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
문화재청은 지난해 8월 문화재가 무단 훼손된 것을 확인하고 김해시를 고발했다.
경남도는 지난 1월 이번 사업의 감사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이 같은 위반 사항이 있었던 것을 확인했다.
한편, 구산동 고인돌은 상석(윗돌) 무게 350t, 길이 10m, 주변 묘역 규모가 1615㎡로 세계 최대 규모의 고인돌로 평가받고 있다.
김해 강원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