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기 쉽지 않은 방송 환경”…대중의 관심 끌기 쉽지 않아
음악전문채널 엠넷이 유사한 형태의 음악 예능 프로그램들에 피로감을 느낀 시청자를 노려 이색적인 도전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엠넷은 올해만 음악 버라이어티 예능 총 9편을 공개했다.
지난 3월 방송된 ‘마이 보이프렌드 이즈 베러’는 남성들이 노래 대결을 하고 여성들은 대결에서 생존할 것 같은 참가자에게 상금을 투자하는 신선한 포맷을 선보였다.
6월 방송된 ‘뚝딱이의 역습’은 춤을 잘 추지 못하는 ‘뚝딱이’들이 춤을 배우는 과정을, 8월 방송된 ‘그레이트 서울 인베이전’은 K팝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K밴드’의 서바이벌을 그렸다.
가장 최근 공개된 예능 ‘아티스탁 게임’은 전 세계 시청자들이 다양한 개성을 가진 아티스트들의 재능에 투자하는 형식의 양방향 소통을 도입하며 차별화를 꾀했다.
‘아티스탁 게임’ 제작발표회에서 최효진 책임피디(CP)는 “최근 시청자분들은 능동적으로 변했다”며 “단순히 투표하는 형태 이상의, 게임처럼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연출을 맡은 정우영 PD는 “지금까지 방송계에서 한 번도 시도되지 않았던 주식이라는 시스템을 활용해 전 세계 시청자들이 엠넷+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직접 투자하고 몰입할 수 있는 방식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꼽았다.
1화 방송에는 옐로(YELO), 유하(YOUHA), 버나드 박, 이바다, 아도라 등 각자만의 뚜렷한 음악 세계를 가진 솔로 아티스트들이 출연해 자신만의 스타일로 제작한 영상, 숨겨왔던 예능감과 매력 등을 선보였지만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어떻게 투자하는지 모르겠다’, ‘실제로 가수를 주식으로 매매하고 매도하는 게 잔인한 것 같다’ 등의 반응이 나온다.
신선한 설정과 실력 있는 출연진을 내세운 음악 예능 프로그램이더라도 요즘과 같은 방송 환경에서는 대중의 보편적인 관심을 끌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도 나온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과거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 ‘K팝스타’는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최근 음악 프로그램들은 힙합, 트로트, 발라드 등 장르적으로 세분돼있기 때문에 시청자층이 좁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도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숨어있는 니즈를 발굴해야 하지만, 과감한 차별성과 대중성은 어느 정도 반비례할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이어 “완전히 새로운 시도를 도전한 예능 프로그램보다는 그 프로그램의 새로운 포맷을 약간씩 변형해서 만든 유사 프로그램들이 더 좋은 성적을 내게 되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