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공사 미수금 13조원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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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가스 요금 공급비 조정을 앞둔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 건물에 가스계량기가 설치돼 있다. 2024.4.14 연합뉴스
다음달부터 민수용(주택·일반용) 도시가스 요금이 6.8% 인상된다. 서울의 4인 가구 기준으로 가스비가 월 3770원 오를 전망이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한국가스공사의 ‘미수금’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1년여 만에 요금을 올린 것이다. 미수금이란 원가에 못 미치는 가격에 도시가스를 공급해 발생한 손해를 ‘외상값’처럼 장부에 기록해 둔 것으로 사실상 영업손실에 해당한다.
7일 한국가스공사에 따르면 주택용 도시가스 도매 요금은 서울시 소매 요금 기준으로 MJ(메가줄)당 현재 20.8854원에서 22.2954원으로 1.41원 오른다. 음식점과 목욕탕 등에서 쓰이는 일반용(영업용) 도매 요금은 MJ당 1.30원 올라간다. 요금 인상은 다음달 1일부터 적용된다.
정부는 그간 물가 자극을 우려해 요금 인상을 보류했다. 그러나 빚더미에 허덕이는 가스공사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지난해 5월에 이어 1년 2개월 만에 가스비를 올리기로 했다. 그동안 가스공사는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따른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에도 원가의 80~90% 수준으로 가스를 공급하다 보니 지난 3월 말 기준 13조 5491억원의 미수금이 쌓였다. 미수금에 따른 하루 이자만 14억원에 육박한다. 이에 가스공사 총부채는 올 1분기 말 연결재무제표 기준 47조 4287억원에 달했다.
요금 인상에도 가스 요금은 여전히 원가를 밑돈다. 그래도 미수금은 연간 5000억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가스비 인상은 여름철 난방 수요가 적어 가계에 미칠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시기라는 점이 고려됐다. 반면 전기 요금은 동결됐다. 여름철 전력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 가스비와 동시에 인상될 경우 서민 부담이 가중될 염려가 있어서다.
세종 옥성구 기자
2024-07-08 1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