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심심한 사과’란 표현이 온라인에서 큰 화제가 됐습니다.
청소년들이 동영상에 집중하고, 책은 적게 읽어 문해력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거셌는데, 전문가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김현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심심한 사과는 마음 깊이 사과하는 걸까, 재미없이 지루하게 또는 싱겁게 사과하는 걸까.
공식적으로는 꽤 자주 쓰는 말이지만 아이들에겐 사어에 가까운 낯선 말이기도 한 심심한 사과를 비롯해
금일, 사흘, 서류 수리, 고지식 등 단어들은 종종 비슷한 일로 화제가 됩니다.
청소년들이 문해력, 문자를 읽고 쓰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우려가 커진 가운데, 교육부는 2022 개정 교과과정에서 초등학교 국어 시간을 34시간 늘렸습니다.
그런데 청소년 문해력이 낮다는 비판은 사실이 아니란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실질문맹률이 75%란 비판에 인용되는 자료는 2001년 성인 대상 조사로, 그것도 문서 문해력만 문제가 되기에 시점과 근거가 맞지 않고
오히려 2018년 OECD 조사에선 젊은 층의 문해력이 훨씬 뛰어난 것으로 나왔습니다.
[신지영 / 고려대 국문학과 교수 (ytn 슬기로운 라디오 출연) : 단지 어떤 단어를 알고 있느냐 모르고 있느냐 이런 걸 어휘력이라고 하는데 어휘력은 사실은 문해력의 아주 극히 일부입니다. 사전 찾아보면 되거든요.]
오히려 세대 간 갈등이 ‘언어’로 표출됐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디지털 세상에 익숙하지 않은 기성세대가 ‘심심한 사과’ 논란에 ‘동영상만 보는 요즘 아이들’은 무식하다고 쉽게 비판했고
반대로, 온라인 언어유희에 익숙한 이른바 MZ세대들은 사과 한 줄로 될 일 아니라는 분노는 외면한 채 한자어를 모른다는 것만으로 비난을 받으니 이에 반발했다는 겁니다.
[장재열 / 청춘상담소 ‘좀놀아본 언니들’ 대표 : 한 개인의 특성일 수도 있는 지점까지도 그 개인이 20대나 30대라고 생각되면 바로 ‘이거 MZ 특성 아니에요’라고 가버리는 성급한 일반화 이거 자체에 대해서 불쾌감을 느끼는….]
진짜 문제는 ‘디지털 문해력’이란 지적도 있습니다.
지난해 OECD 조사에서 한국 청소년은 인터넷에서 접하는 정보가 믿을 수 있는 것인지는 물론 사실인지 의견인지조차 구별하지 못하는 비율이 높아 디지털 문해력 최하위를 기록했습니다.
부랴부랴 2025년부터 고등학교에서 디지털 문해력 과목을 신설하기로 했지만,
전문가들은 학생 스스로 비판적 사고를 하지 못하면 제대로 된 토론을 하기 어렵고, 사회 갈등 비용이 계속 증가할 수 있다며 우려했습니다.
YTN 김현아입니다.
YTN 김현아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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