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간 회담 가능성에 대해 “모두가 다 열려 있다”면서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요구하는 회담을 수용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윤 대통령이 ‘국민을 위해서라면 못할 게 뭐가 있느냐’고 했는데 그 안에 답이 포함돼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회는 5월 말 새롭게 열리고, 이후 원 구성이 된다”며 “그러면 어떤 시점이 국회와 소통하기 적절한지 생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야당과 소통할 때도 늘 여당이 함께 해야 하는 측면도 있다”면서 “아직 여당의 지도체제가 완전히 갖춰진 것은 아닌 것 같아 여당을 위해서도, 야당을 위해서도 최소한의 물리적인 시간은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 “국민 뜻 받들지 못해 죄송”
한편 이날 오전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생중계하는 형식으로 총선 결과에 대한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한 윤 대통령이 마무리 발언에서 “대통령부터 국민들의 뜻을 잘 살피고 받들지 못해 죄송하다”고 밝혔다고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전했다.
이어 “선거 결과는 한편으로는 당의 선거운동을 평가 받는 것이지만 또다른 한편으로는 정부 국정 운영을 국민으로부터 평가받는 것”이라며 “매서운 평가를 받은 것이라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그 매서운 평가의 본질은 더 소통하라는 것”이라며 “국민들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하겠다, 국민을 위해 못 할 게 뭐가 있느냐 이야기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무위원들에게 소통을 더 강화해 달라고 여러 번 강조했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총선에서의 민심을 어머니의 회초리와 연관 지어 “어린 시절 어머니한테 잘못해서 회초리 맞으면 아프니까 그 순간 모면하기 위해 용서를 구할 수도 있지만, 매를 맞으면서 내가 뭘 잘못했고 앞으로는 어떻게 하는지 반성을 한다면 어머니가 주시는 사랑의 회초리의 의미가 더 커지지 않았나”라며 “결국은 국민을 위한 정치를 얼마나 어떻게 잘하는 것이 국민들로부터 회초리 맞으면서 우리가 생각해야 하는 점이라고 (윤 대통령은)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국정 운영에 최선을 다했지만 국민의 기대치에는 모자랐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의 모두발언과 마무리 발언 사이에 온도 차가 느껴진다는 질문에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무위원들과 함께한 자리여서 장관들을 향한 메시지도 되기 때문에 국정 운영 차원에 중점을 두고 발언을 했다고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앞으로 소통은 국무회의 뿐만 아니라 더 많은 소통 기회가 있고, 그 형식에 맞춰 더 좋은 내용으로 국민들과 소통할 수 있다고 말씀드리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