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지사 출마를 위해 대구를 떠났던 유승민 전 의원이 9월 29일 모처럼 대구를 찾아 대학생들을 상대로 특강을 했습니다.
한동안 공식적인 발언을 자제해 오던 유 전 의원이 선택했던 주제는 ‘무능한 정치를 바꾸려면’이었습니다. 특강 이후 기자들을 상대로 한 질의응답에서는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에 대해 강한 수위의 비판을 했는데요, 대학생들에 유 전 의원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무엇이었을까요? 직접 들어봤습니다.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
‘정치가 왜 중요하냐?’ 여러분들 아마 이렇게 생각하실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정치? 정치가 뭐 늘 그런 거 아니냐.
‘정치가 잘못돼도 우리 시민들이 우리 기업들이 정신 차리고 열심히 잘하면 나라는 괜찮아지는 거 아니냐?’ 아마 이렇게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천만의 말씀입니다.
정치가 잘못되면 그러면 나라가 잘될 수가 없다는 게 동서고금 거의 대부분의 나라가 역사가 그걸 증명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지금 대한민국과 북한을 비교를 해보시면 알 수 있는 거고요.
Q. 좋은 정치인의 기준은?
저는 평생 진보정당을 지지하는 사람, 저는 이해합니다. 경제 성장보다 안보보다 더 중요한 게 다 같이 잘 먹고 잘사는 평등이라고 생각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런 사람은 정의당과 민주당에서 좋은 정치인을 찾으십시오. 그런데 문제는 정의당과 민주당에도 그 좋은 정치인을 여러분들이 판별해내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방금 질문하신 학생이 “대선 때 이럴 줄 모르고 찍었다” 찍었다고까지는 말씀 안 하셨는데 “이럴 줄 몰랐다”까지는 말씀하셨어요.
이럴 줄 몰랐습니까? 이럴 줄 몰랐던 거는 속인 사람 책임도 있지만 속은 사람 책임도 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세상에 어떻게 한 사람만 책임이 있습니까? 정치인들은 여러분들을 속일 겁니다.
제가 아까 포퓰리스트, 포퓰리즘 이야기했지만 정치인은 여러분들한테 별을 따다 주고 다 해줄 것 같은 이야기를 합니다.
그거를 거기에 사기를 치고 속임수를 쓸 때 거기에 넘어가는 국민들이라면, 투표하고 난 다음에 선거 끝나고 나면 또 손가락을 수도 없이 자르고 다음 선거에 가면 또 똑같은 일을 하고 그렇게 되지 않겠습니까?
Q. 비례대표 늘리자는 주장에 대해서는?
그래서 지역구를 유지를 하거나 아니면 인구가 너무 줄어드는 데는 인구 비례로 뭔가 지역구를 조정을 하더라도 그리고 줄이더라도 일부 줄이더라도 비례대표를 늘리는 건 찬성인데 거기에도 조건이 있습니다.
어떤 제도나 그 제도 자체 하나 비례대표제라고 다섯 글자 적어놓고 이거 무조건 좋은 거야라고 말할 수 없는 게 여러분들 비례대표 뽑으실 때 누군지 알고 뽑으십니까? 여러분 어느 정당이 비례대표 공천을 1번부터 30번까지 쭉 했습니다.
그중에 득표에 따라서 20명이 되기도 하고 15명이 되기도 합니다. 3명이 되기도 하고요. 그런데 여러분들 그 비례대표가 음주운전을 했는지, 과거에 누구 폭행이 있는지, 여러분들 알고 뽑습니까?
여러분들 비례대표 선거 공보물은 아마 보지도 않고 그냥 버리고 그냥 그 정당에 대한 여러분의 이미지 가지고 그냥 찍으시는 겁니다. 그것도 어느 정도는 일리가 있겠죠.
그렇지만 여러분들이 뽑은 그 비례대표가 국회에 가서 여러분들의 인생에 영향을 미치는 법과 예산을 다 할 사람들인데 그렇죠?
그래서 비례대표를 뽑더라도 비례대표 하나만 연동형이든 뭐든 하나만 그냥 늘려서 되는 문제가 아니고, 거기에도 뽑는 사람과 또 공천을 내는 사람 양쪽에 고칠 점이 상당히 있다는 말씀드리고요.
중대선거구제나 소선거구제나 각각 장단점이 있는 것 맞습니다. 맞는데 중대선거구제에 제일 반대하는 사람들이 영남과 호남의 국회의원들입니다. 한 사람만 뽑으면 35%, 40% 얻고 후보 여러 명 나와도 정당 공천만 받으면 되는 데가 대구·경북과 광주·전남이거든요, 그렇죠?
그래서 저는 제가 대구와 광주를 왜 일부러 오늘 이야기를 하느냐 하면 여기가 대구라서 그런 게 아니라 우리나라의 이 내륙 두 도시의 정치가 안 바뀌면 저는 대한민국 정치 안 바뀐다고 봅니다.
그러면 어디서부터 바꿀 거냐? 대구가 바뀌면 한국 정치는 저는 한 50%는 바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대구·경북에서 정치를 바꾸려면 무슨 수가 있느냐?
지금 소선거구제 유지하면 그냥 어쩌다가 한 번씩 김부겸 의원 같은 사람이 수성구에서 한 번 딱 당선됐다가, 그다음에 떨어지는 그 정도의 일이 가끔씩 일어나는 정도일 것 아니겠습니까? 그게 현실적인 이야기 아니겠습니까?
Q. BTS 병역 문제는?
보통 어떤 신체적인 그런 결함이 있지 않은 한 군대에 다 가야 합니다. 그렇죠? 그런데 거기에 BTS 사건, BTS가 있기 이전에 거기에 이미 예외들이 있었습니다.
여러분 우리 야구팀 국가대표 야구팀 월드컵 뭡니까? 올림픽에서, 아시안게임에서 체조 여러 가지 스포츠 종목들, 또 예체능에서 무슨 뭐 여러분들 이름도 잘 모르는 무슨 클래식 세계 음악대회에 가서 준우승 이상을 하면 면제가 된다든가 이런 게 BTS 사건 터지기 전에 다 있었습니다.
그래서 예체능에서 예외적으로 군대에서 면제를 받거나, 아니면 현역 복무가 아닌 다른 대체 복무를 받거나 이런 것들이 있었거든요? 거기에 늘 문제가 있었는데 BTS는 워낙 유명하다 보니까 BTS의 병역 문제가 여러분들 귀에 들릴 정도로 훨씬 커진 겁니다.
이거를 가지고 “BTS를 현역병 입영을 시켜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를 가지고 여론조사를 한다는 것은, 국방부 장관이 그렇게 답변을 했다가 철회를 했습니다만 그걸 갖고 여론조사를 한다는 건 진짜 한심한 생각이죠. 왜냐하면 이거는 원칙의 문제거든요.
그렇지 않습니까? 그런데 원칙의 문제인데, 모든 남자는 다 군에 징병제하에서 가야 한다는 원칙이 우리 있었지 않습니까? 그런데 예외가 있었단 말입니다.
예외가 없는 원칙 없다. 그렇지만 그 예외가 있으려면 그 예외에 대해서 예외도 원칙에 맞게 세워야 할 거 아닙니까? 그런 예외가 없었다면 이 문제는 무조건 BTS 군에 가는 겁니다. 그런데 이제까지 가지고 있던 그 예외의 규정들하고 이게 굉장히 애매한 상황이 돼버렸어요.
저는 이참에 우리 국방부와 병무청이 인구도 줄어들어서 앞으로 10년 20년 후에 대한민국 군대를 징병제로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이런 상황에서, 국방부가 병역 문제만큼은 지금 있는 규정들 한번 잘 보시고요, 그거 한번 다시 정립해서 저는 어지간하면 ‘예외 없이 군에 가는 그런 병역·징병 정책이 되었으면 좋겠다.’라는 말씀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