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스타 고진영(28)은 요즘 새벽형 인간이 됐다. 한 달 일정으로 베트남 타인호아에서 스승인 이시우 프로와 동계훈련을 하고 있는데 오전 5시 전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한다. 지난해 말 9개월 넘게 지키던 세계 랭킹 1위 자리에서 밀려난 그의 랭킹은 현재 5위. 손목 통증이 악화된 탓이다. 칩샷도 제대로 못 했다. 한때 부상 정도를 10점 가운데 7, 8점으로 표현할 만큼 심각했다.
새 시즌 부활을 꿈꾸는 고진영은 그 어느 때보다 스트레칭에 집중하고 있다. “운동 전 다이내믹(동적) 스트레칭으로 땀을 내고 운동 후에는 ‘쿨 다운’ 할 수 있는 케어를 받거나 폼 롤러, 마사지 볼 등을 이용해 근육을 이완시켜 줍니다.”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이 뻣뻣해지고 찢어지는 걸 방지하면서 통증은 사라지고 비거리도 늘었다고 한다.
스트레칭은 근육을 자극하고 체온을 높이기 위해 주로 운동 전에 움직이면서 하는 동적 스트레칭과 근육 이완 목적으로 운동 후 움직임 없이 실시하는 정적 스트레칭으로 나뉜다. 운동에 앞서 빠른 걷기나 5∼10분 정도 활동을 한 뒤 스트레칭을 하면 최적의 웜업이 된다.
일반인에게도 스트레칭은 손쉽게 몸을 유연하게 하고 균형감을 높이는 효과가 크다. 관절염, 허리 무릎 통증 완화와 함께 낙상도 방지할 수 있다. 서경묵 서울부민병원 스포츠재활센터장은 “스트레칭은 근육 힘줄과 관절의 유연성을 확보해 준다. 관절의 가동 범위를 확대해 부상을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근육을 부드럽게 풀면 신진대사가 활성화되고 혈액의 흐름을 촉진시켜 근육 자체에 탄력성이 생기게 된다. 근육의 피로를 줄여 회복도 촉진시킨다. 미국 하버드대 연구에 따르면 관절의 가동 범위를 넓히려면 종아리, 햄스트링, 골반의 고관절 굴곡근, 허벅지 앞쪽의 대퇴사두근 등 하지를 스트레칭하는 게 도움이 된다.
목과 어깨 통증 완화에 스트레칭은 ‘보약’이 될 수 있다. 기도를 하듯 양손을 모은 뒤 엄지손가락을 턱에 대고 하늘 방향으로 밀어주거나, 양손을 깍지 끼고 뒤통수에 댄 뒤 고개를 숙이면서 뒤통수는 손을 밀어낸다고 생각하고 양손으로 머리를 당겨주면 된다. 두 동작 모두 10초씩 진행한다.
스트레칭은 관절에 통증이 없는 정도까지 움직인 뒤 한 동작당 10∼30초 유지하는 것을 권장한다. 호흡도 중요하다. 가령 몸을 앞으로 굽힐 때 숨을 내쉰 뒤 펴진 상태를 유지하는 동안 서서히 들이마시는 것이 좋다.
스트레칭은 같은 동작을 반복하기에 자칫 지루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효험을 제대로 보려면 몇 주에서 몇 달이 걸리며 매일 또는 1주일에 최소 서너 번 해줘야 한다.
“부상은 욕심에서 비롯된 실수라고 생각합니다. 많이 배웠어요. 이 시간이 지나면 더 단단해질 겁니다.” 슬럼프 탈출을 다짐하는 고진영의 얘기다. 부드러움을 강조하는 스트레칭을 통해 내면은 더욱 강해질 수 있다.
김종석 채널A 성장동력센터 부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