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물가 상승률 60%…30년 만에 최고치 기록
장기간 경제난…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극대화
국제 금융시장 변화에 통화 약세…제도 마련 미비
[앵커]
전 세계 경제 위기 속에, 특히 아르헨티나는 물가 상승률이 30년 만에 최고치를 찍을 정도로 상황이 심각합니다.
한인 사회를 포함해 특히 서민들이 생활고를 호소하고 있는데요.
현지 상황을 정덕주 리포터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터]
아르헨티나 거주 동포 김정균 씨는 요즘 장 보는 게 겁이 납니다.
나날이 오르는 물가 때문에, 계획한 장바구니 예산을 언제나 초과하기 때문입니다.
[김정균 /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 (한 달 전보다) 거의 2배는 오른 것 같아요. 장 보러 올 때마다 가격이 올라있는 것 같고 돈을 가지고 와서 뭘 사려고 했는데 모자라네요.]
세계 곳곳에서 인플레이션이 심각한데, 특히 아르헨티나는 살인적인 물가 상승으로 신음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이미 연 물가 상승률이 60%에 이르는 등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노에미 꼬시 아세베도 / 퇴직자 : (인플레이션으로) 저소득층만이 아니라 요즘은 중산층도 심하게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사치를 부리지 않더라도 일상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가 없습니다.]
[하이메 깔리사치 / 회사원 : 달러가 변동이 심하듯이 물가도 그렇습니다. 매일 매일 물가는 오르는데 정작 월급은 오르지 않습니다. 이것이 시민의 소비생활에 해를 끼칩니다.]
경제난에 시달리는 건 소비자만이 아닙니다.
최근엔 자영업자의 파산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물건을 예전 가격으로 팔자니 다시 재고를 채울 수가 없고, 가격을 올려받자니 물건이 팔릴지 알 수 없어서 영업을 접는 일이 속출하는 겁니다.
[마리아나 세노비 / 자영업자 : 물가 변동이 심했지만 저는 가격을 바꾸지 않아서 파산했었습니다. 지금은 잘못된 정부로 인해 모든 게 (가격이) 오르고 있습니다. 파산이고 파산입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상점(사업)을 운영하는 게 좋지 않습니다.]
그동안 아르헨티나는 여러 차례 경제 위기와 빈곤층 증가 등 오랜 경제난에 시달려왔는데,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나라 안팎에서 위기가 극대화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특히 미국 주도의 금리 인상과 국제 금융시장 불안 등이 아르헨티나 통화 약세를 유발하는 데다가, 지난 2일 경제장관의 갑작스러운 사임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더 커졌는데, 경기 안정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은 여전히 미비하단 겁니다.
[클라우디오 블란차드 / 아르헨티나 엘살바도르 경영대학 교수 : 현실적으로 정부는 가격 규제와 같은 정책을 통해 인플레이션 상한선 유지를 위해 노력 중이긴 하지만 그리 효율적이진 못합니다. 아르헨티나 정부도 화폐를 찍어냄으로써 어떻게든 사회적 안정을 유지하려 하는데 이는 멀리 보면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입니다.]
경제 전문가들은 올해 말에 아르헨티나의 물가 상승률이 최대 세 자릿수에 이를 수 있다면서, 경제 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YTN 월드 정덕주입니다.
YTN 정덕주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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