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주택 매매 거래금액이 10년 전 수준으로 돌아간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시장 침체 속에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3년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직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주택 거래금액 총액은 84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 상반기 84조3000억원 이후 3년 만에 100조원 이하로 감소했다.
거래금액 총액 통계에 따르면 2013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82조3000억원, 85조7000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이후 거래금액 총액은 2014년 상반기에 97조4000원을 기록한 이후, 2019년 상반기를 제외한 모든 반기에 100조원을 넘었지만 올해 상반기 부동산시장 한파 속에 다시 100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올해 상반기에 기록한 84조9000억원은 역대 반기 최고 주택거래액인 2020년 하반기 201조4000억원 대비 57.8%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하반기와 비교하면 35.3% 줄었다.
아파트 거래금액 역시 10년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올해 상반기 전체 주택 가운데 아파트 거래금액 총액은 48조3000억원으로 2012년 하반기 44조9000억원 이후 최소 규모다. 직방은 “금리 인상 등에 따른 시장 침체가 아파트시장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거래 침체 속에 서울 주택가격은 4개월 만에 다시 하락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 아파트 가격은 지난 2월 이후 6개월 연속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3년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주택총합(아파트·단독·연립주택)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09% 하락했다. 서울 주택 가격은 지난 3월 0.01% 하락한 이후 대선에 따른 규제 완화 기대감으로 상승이나 보합세를 보였지만, 경기 침체와 금리 인상 영향으로 다시 하락 전환했다.
서울 용산구의 경우 대통령실 이전, 국제업무지구 개발 호재 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0.05% 상승했지만 주요 재건축 지역으로 꼽히는 노원구, 도봉구는 각각 -0.45%, -0.32% 상승률을 기록하며 주택 가격이 하락했다. 이번 조사에서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가격은 전월 대비 0.22% 하락하며 직전 월 낙폭 0.08%보다 하락폭이 더욱 커졌다. 2019년 4월(-0.40%) 이후 3년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전세시장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전국 주택 전세가격은 0.08% 하락하며 전월(-0.02%) 대비 낙폭이 커졌다. 7월 서울 주택 전세가격은 0.07% 하락하며 전월(-0.02%) 대비 낙폭이 더욱 확대됐다.
반면 월세는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서울 주택 월세 상승률은 0.07%로 전월 0.06%보다 상승폭이 더욱 커졌다. 서울 아파트 월세 역시 0.24%에서 0.25%로 오름폭이 커졌다. 금리 인상 탓에 전세자금대출 이자보다 전월세전환율이 싼 역전 현상이 일어나 월세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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