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김영호·권익위원장 김홍일
차관급 13명 중 5명 비서관 투입
장미란 문체부 2차관 깜짝 발탁
산업장관·방통위장 임명은 보류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신임 통일부 장관에 김영호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를 지명하고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에 역도 국가대표 출신인 장미란 용인대 체육학과 교수를 내정하는 등 집권 2년차 첫 내각 인사를 단행했다. 대통령실 비서관 5명을 차관에 임명하는 등 12개 부처 차관이 새로 임명됐는데, 윤 대통령은 이들 비서관에게 “약탈적인 이권 카르텔과 과감하게 맞서 싸워 달라”고 당부하며 국정쇄신의 드라이브를 걸었다.
김대기 비서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 같은 내용의 장·차관 인선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통일부 장관 지명과 더불어 장관급인 신임 국민권익위원장으로는 윤 대통령과 검찰 시절 ‘특수통’으로 인연이 깊은 김홍일 전 부산고검장이 임명됐다.
김 실장은 김영호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국제 정치·통일 정책 분야 전문가로 통일부 통일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고 있어 원칙 있는 대북정책, 일관성 있는 통일 전략을 추진할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그는 또 신임 김홍일 권익위원장에 대해서는 “강직한 성품과 합리적 리더십을 통해 부패 방지 및 청렴 주관기관으로서 권익위 기능과 위상을 빠르게 정상화할 수 있는 책임자”라고 설명했다.
당초 교체 가능성이 제기됐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인사가 발표되지 않으면서 장관 인사는 통일장관 1명에 그쳤지만 차관 인사는 10명이 넘는 대규모로 단행됐다.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으로 임명된 김채환 전 서울사이버대 전임교수를 포함해 차관급 인사는 13명에 이른다.
체육계 출신으로 검토돼 온 문체부 2차관에 장 교수가 발탁됐고 기획재정부 2차관에는 김완섭 기재부 예산실장이, 고용노동부 차관은 이성희 전 노동비서관이, 중소벤처기업부 차관은 오기웅 중기부 기조실장이,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한훈 통계청장이 각각 임명됐다. 또 외교부 2차관에 오영주 주베트남 대사가, 통일부 차관에 문승현 주태국 대사가 임명됐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장 교수 인선 배경에 대해 “올림픽·아시안게임·세계선수권대회의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과 투철한 자기관리가 있었겠느냐”며 “후학 양성도 하며 현장과 이론을 다 겸비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차관 인사 중 절반에 가까운 5명은 대통령실 비서관 출신들로 채워졌다. 국토교통부 1·2차관에는 각각 김오진 관리비서관과 백원국 국토교통비서관이 임명돼 부처 차관이 모두 교체됐다. 환경부는 임상준 국정과제비서관이, 해양수산부는 박성훈 국정기획비서관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조성경 과학기술비서관이 각각 차관으로 임명됐다. 윤 대통령의 업무스타일을 잘 아는 비서관 출신들을 전면에 투입해 복지부동하는 공직사회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겠다는 것이다.
특히 노조개혁과 민간보조금 감사 등 굵직한 이슈를 적극적으로 주도한 것으로 평가되는 국정기획수석실 산하 비서관들을 차관으로 임명한 것은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를 더욱 적극적으로 일선 부처에 전파하고 윤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을 한층 더 높이겠다는 의중을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비서관 출신 신임 차관들을 만나 “끼리끼리 카르텔을 구축해 획득한 이권은 국민을 약탈하는 것이다. 이를 깨는 것이 우리 정부의 국정운영 방향이자 국민께 해드릴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김은혜 홍보수석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공직사회에 나가서 자신의 업무와 관련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서 기득권을 누리고 있는 카르텔을 잘 주시하라. 부당하고 불법적인 카르텔을 깨고 공정하고 상식에 맞는 제도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우리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신임 차관들의 공식 임기는 다음달 3일부터다. 한편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보가 사실상 내정된 장관급 방송통신위원장 인사는 이날 발표되지 않았다. 이와 함께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의 산업부 장관 발탁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윤 대통령 지시로 인사가 잠정 보류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