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은 22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부분적인 예비군 동원령에 대응해 러시아산 석유가격 상한제와 민간첨단기술 등에 대한 추가적인 수출통제 등 8차 대러 제재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푸틴 대통령의 동원령에 대항해 주요 7개국(G7)과 EU가 단결해 대러 경제제재로 맞서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EU 외무장관들은 21일 푸틴 대통령의 동원령 전격 발표 이후 연 긴급회의에서 이에 대응한 대러 제재를 논의했다. 이번 회의는 푸틴 대통령이 동원령을 전격 발표한 후 몇 시간 만에 이뤄졌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이날 뉴욕 유엔총회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새로운 제한 조처를 검토하고, 통과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보렐 고위대표는 “푸틴 대통령의 발표는 공포와 절망을 보여준다”면서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파괴하려고 시도하는 것은 명백하다”고 말했다.
EU의 추가 제재는 다른 동맹국들과 협의로 이뤄질 전망이다.
보렐 고위대표는 새 경제제재 대상이 기술 분야와 같은 러시아 경제의 중요 분야와 우크라이나 침공에 책임이 있는 개인이 될 것이라고 시사했다. 그는 이와 함께 우크라이나는 추가로 무기를 지원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U 외무장관들은 이날 공동성명에서 푸틴 대통령의 동원령을 규탄했다. 또 우크라이나 4개 지역에서 추진되는 주민투표는 우크라이나의 독립성과 주권, 영토의 불가침성을 침해하고 UN 헌장에 위배되는 불법 투표라며 EU는 절대로 합병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U의 8차 대러 제재의 핵심은 러시아산 석유에 대한 가격상한제가 될 전망이라고 독일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이 전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CNN방송에 “집행위는 러시아가 완전한 전시경제 체제로 넘어갔기 때문에 민간기술에 대한 추가 수출통제를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에 더해 수입제한 조처를 확대하고, 개인이나 기업을 제재대상 명단에 추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제재 대상에는 처음으로 러시아 국영기업에 재직 중인 EU 시민권자가 오를 수 있다고 EU 안팎에서는 관측되고 있다.
8차 대러 제재와 관련한 공식 결정은 EU 외무장관 회의를 통해 이뤄질 예정이다. 다음 회의는 10월 중순에 예정돼 있다.
박경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