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반기까지 오름세 전망
정부차원 인상분 지원책 필요
최근 하락세를 보였던 국제유가가 내년 상반기까지 다시 오름세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면세유값 폭등에 따른 농민들의 생산비 부담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배럴당 80달러까지 하락했던 국제유가는 최근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오펙플러스(OPEC+)의 대규모 감산 합의 이후 다시 상승 추세로 전환돼 90달러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5일 오펙플러스는 올 11월부터 내년 12월까지 하루 원유 생산물량을 기준생산량(4385만배럴)에 견줘 200만배럴 감산하기로 결정했다.
이 여파로 국제유가 지표인 두바이유는 9월 넷째주 1배럴당 86.13달러까지 떨어졌다가 10월 둘째주 93.3달러까지 올랐다. 에너지경제연구원과 한국석유공사는 올 4분기부터 내년 6월까지 두바이유 가격을 89∼98달러로 전망했다.
산업부는 “지금까지는 미국의 대폭적인 금리인상, 경기침체 우려로 인한 수요 증가 모멘텀 약화 등 금융·수요 측 요인이 국제유가 변동을 주도했지만 앞으로는 오펙플러스 감산 합의, 동절기 가스 대체 수요 발생에 따른 공급 차질 우려 등 공급 측 요인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최근 약간 하락했던 면세유 가격도 다시 상승세로 전환될 것으로 보여 농가들의 생산비 부담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유가는 통상 2주가량 시차를 두고 국내 석유제품 가격에 반영된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면세등유 가격은 7월 1ℓ당 1486.25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8월 1460.86원, 9월 1436.57원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올 9월 가격은 지난해 동기(799.22원)와 비교하면 80% 가까이 오른 것이다.
면세유 가격 인상에 따른 부담이 사실상 연중 내내 이어지는 상황에서 중앙정부 차원의 면세유 지원책이 부재해 농민들은 면세유 가격 인상분 부담을 그대로 떠안고 있다. 그나마 일부 광역자치단체에서 올해 한시적으로 면세유 가격 인상분 일부를 지원하는 예산을 편성해 농민들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그마저도 도(道)마다 지원기간이 달라 시설원예농가들이 본격적으로 가온을 시작하는 11월부터는 구매한 면세유에 대해 지원받을 수 없는 지역이 많다.
전북도는 올 하반기 농민들이 구매한 면세유에 대한 지원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상반기 구매한 면세유의 경우 2021년 대비 가격 상승분의 절반을 긴급 지원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하반기 구매한 면세유에 대한 지원 예산을 내년도 본예산에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내년도 정부 예산에는 면세유 가격 인상분에 대한 지원이 반드시 담겨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3년 예산안에는 농업용 면세유 지원 관련 예산이 한푼도 책정되지 않았다.
오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