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소수자에 대한 편견과 차별에 맞서 당당히 나아갈 것입니다.”
성 소수자의 인권 존중과 권익 보호를 촉구하는 제14회 대구퀴어문화축제(이하 대구퀴어축제)가 1일 중구 동성로 대중교통전용지구 일대에서 열렸다.
동성애를 반대하는 일부 시민과 단체도 동성로 야외무대에서 퀴어축제를 반대하는 행사를 열었지만, 큰 충돌은 없었다.
이날 축제에는 경북·대구지역 성 소수자와 서울과 인천·부산·경남·강원에서 온 43개 유관단체와 활동가 200여 명이 참여했다.
대구퀴어축제는 2009년 처음 열렸는데 지난해에는 코로나 방역 지침에 따라 500명 미만 규모의 참가자들이 대중교통전용지구에 모여 축제를 이어갔다.
축제에는 미국과 독일·네덜란드 등 주한 대사관 외교관도 참석해 성 소수자의 인권 보호를 강조하는 연설을 했다.
놀란 바크하우스 주부산미국영사는 “차별을 종식해 모든 사람이 존엄하고 인간애로 대우받는 미국의 의지를 공유한다”며 “성 소수자들이 사회에서 동등한 위치에서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지지한다”고 했다.
지역 정당도 부스를 마련해 성 소수자의 인권 보장에 힘을 실었다.
한민정 정의당 대구시당위원장은 “성 소수자를 혐오하고 배척해 존재 자체를 부정해서는 안 된다”며 “성 소수자도 사회의 당당한 국민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진교 대구퀴어조직위 공동대표는 “세상에는 다양한 정체성이 있다”며 “다양성이 존중되고 성 소수자도 동료 시민으로 환영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구퀴어축제 현장과 200m 떨어진 동성로 야외무대에서는 퀴어축제의 문제점을 알리는 문화 콘서트가 진행됐다.
김영환 대구경북다음세대지키기학부모연합 사무총장은 “전용지구 내 1층 상가의 90%가 넘는 40곳의 업소 점주가 행사 개최를 반대하고 있다”며 “대중교통전용지구를 무단 점용해 극심한 교통체증에 따른 시민 불편이 초래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구퀴어축제 참가자들은 오후 4시부터 대중교통지구를 출발해 중앙네거리~공평네거리~삼덕네거리~봉산네거리~반월당을 거쳐 대중교통지구로 되돌아오는 2.4㎞ 구간에서 퍼레이드를 펼쳤다.
일부 개신교 단체와 시민이 항의를 하는 등 소동이 벌어졌지만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한편 경찰은 대구퀴어축제 참가자와 반대단체와의 물리적 충돌에 대비해 기동대 11개 중대 등 900명의 병력을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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