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측 “거짓선동에 통탄” 적극 대응
윤상현도 “오늘도 관저에서 만나”
유튜브선 벙커行·방탄차 도주설도
구속 수사 필요성 강조 의도라 해도
무책임한 의혹 남발엔 비판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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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저 주변 경찰 헬기 뜨고
‘12·3 계엄 사태’를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재발부받은 다음날인 8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경찰 헬기가 이날 대통령 관저 인근을 비행하자 체포영장 집행을 앞두고 관저를 순찰하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지만 경찰은 “실종자 수색 차원”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대통령실이 8일 야당에서 제기한 윤석열 대통령의 도피 의혹에 대해 “대통령은 현재 관저에 계신 것으로 들었다”고 반박했다. 2차 체포 시도가 임박하고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도주 우려’를 강조하려는 의혹 제기가 이어지자 윤 대통령 측이 적극 대응에 나선 것이다.
윤 대통령의 변호인 윤갑근 변호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어제저녁 분명히 관저에서 대통령을 뵙고 나왔다. 있을 수 없는 거짓 선동이 일어나고 있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의혹 제기에 대해 “일반인도 할 수 없는 일을 국회의원들이 하고 있어 안타깝고 통탄스럽다”고 말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관저에 다녀왔다. 거기 계신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거짓말”이라며 “지난번에도 민주당 의원이 ‘지난 3일에 경호관들이 실탄 쏘라고 했다’고 이야기하지 않았나. 그것도 완전 거짓 정보”라고 강조했다.
앞서 안규백 민주당 의원은 KBS라디오에서 “제가 들은 정보로는 (윤 대통령이) 이미 용산을 빠져나와 제3의 장소에 도피해 있다고 들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도 윤 대통령의 도주 의혹을 제기했다.
야권 성향의 유튜브 채널들에서는 ‘윤 대통령이 벙커로 도망갔다’거나 ‘방탄차를 타고 도주했다’는 등의 주장이 반복해서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의혹 제기는 지난 3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첫 체포영장 집행 당시에 대통령 전용 차량이 이동했다는 주장이 나온 뒤부터 확산됐다. 서울 용산 한남동 대통령 관저 주변에 국방부 장관 관저 등 여러 공관이 모여 있어 윤 대통령이 다른 공관으로 피신했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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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대 대기하고
‘12·3 계엄 사태’를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재발부받은 다음날인 8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출입구 인근에 경찰 기동대 버스가 주차된 모습.
뉴시스
대통령경호처는 의혹에 대해 “경호 대상자의 동선 관련 확인해 드린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밝혔다. 내부적으로 대통령실은 야당의 의혹 제기가 황당하고 허무맹랑하다는 분위기다. 지난 6일 국민의힘 의원 40여명이 한남동 관저 앞에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기 위해 갔을 때도 윤 대통령은 ‘떡국 먹으러 들어오라’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날 오마이뉴스TV 카메라에는 윤 대통령으로 추정되는 남성의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야당의 이 같은 의혹 제기에는 윤 대통령의 도주 우려를 지속적으로 제기해 구속 수사 필요성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야당이 계엄 및 탄핵 정국에 무책임한 의혹 제기를 반복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앞서 정동영 민주당 의원은 전날 “필립 골드버그 미 대사가 12·3 비상계엄 해제 직후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에게 ‘계엄 선포가 불가피했다’는 설명을 듣고 ‘경악했다’고 언급했다”고 주장했다. 김 차장은 “골드버그 대사에게 ‘관련 사항에 대해 알고 있는 바가 없으며, 추후 상황을 지켜보면서 정부 간 소통을 이어 가자’고 말했다”고 반박했다.
이민영 기자
2025-01-09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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