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에 뺏긴 러 전선 배치 전망
中 용병 “北 장교 8명 첫날 사망”
美·나토는 “확인 중” 신중한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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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정부가 미국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신중한 입장에도 불구하고 연일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정보를 내놓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2년 만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포함해 전쟁 지원에 반대하는 정서가 확산하는 등 호의적이지 않은 국제 정세 속에 돌파구를 찾으려는 노력으로 보인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북한군 파병 움직임과 관련해 “6000명씩 2개 여단으로 구성된 총 1만 2000명의 북한군이 훈련 중이라는 정보를 입수했다”며 국제사회의 대응을 촉구했다.
그가 연설을 통해 공개한 파병 규모는 ‘북한이 특수부대 등 4개 여단 총 1만 2000명 규모 병력을 파병하기로 결정했다’는 우리 국가정보원 분석과 비슷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북한이 금전적인 이유로 러시아를 지원한다는 판단을 내놓으면서 “북한과 관련해 러시아는 중국이 거칠게 반응하지 않도록 문제를 신중하게 다루고 있다. 유럽연합(EU)과 미국도 이 일에 매우 신중하다”며 “하지만 우리에게 위험하다는 걸 알기 때문에 경고를 보낸다”고 강조했다.
이날 우크라이나 정보총국의 키릴로 부다노우 국장도 이르면 23일 우크라이나에 점령당한 러시아 쿠르스크 전선에 북한군 병력 일부가 처음 배치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다노우 국장은 미국 군사 전문 매체 더워존(TWZ)과의 인터뷰에서 북한군 병력 숫자와 장비 규모에 대한 명확한 정보는 없지만 “하루이틀 뒤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8월 초 우크라이나가 기습 공격으로 서울 면적의 2배 정도를 확보했다고 주장한 쿠르스크 지역은 하루 300명 이상의 병사가 사망하는 치열한 전투 지역이다.
한편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포스트는 왕웨이로 알려진 중국 용병이 “사나울 것으로 생각됐던 북한 장교 8명이 전투 첫날에 사망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지난 3일 미사일 공격으로 도네츠크 인근 러시아 점령지에서 북한 장교 6명이 사망하고 3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북한 장교들은 사망하기 전에 러시아의 공격 훈련 시범을 참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국무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군 파병과 관련된 보도를 자체 확인 중이라고만 밝혔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 역시 다음주 초 한국 대표단이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벨기에를 방문한다며 현재는 북한군 파병 움직임을 확인할 수 없다고 했다.
윤창수 전문기자
2024-10-24 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