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기량 없는 전기차 등 지적에 국민참여 토론 부쳐
대통령실은 오는 21일까지 3주간 ‘배기량 중심 자동차 재산 기준 개선’ 방안과 관련, 제4차 국민참여토론을 실시한다고 1일 밝혔다.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은 “기술과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는 데 비해 자동차 행정 기준은 1990년대에 머물러 있다”며 “자동차세나 기초생활수급자격 뿐만 아니라 차상위계층, 한부모가족 지원 등 여러 제도에서도 활용 중인 배기량 중심의 자동차 재산 기준에 대해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이 공개한 제4차 국민참여토론 발제문에는 기준 개선 찬성 근거로 ▲기술 발전과 시장 변화에 따라 배기량과 차량가액이 비례하지 않을 수 있는 점 ▲세계적으로 배기량이 아예 없는 수소차·전기차가 증가하고 있는 점 ▲자동차는 사치재가 아니라 필수재라는 점이 소개됐다.
반면 기준 유지 주장의 근거로는 ▲배기량 기준은 재산, 환경오염 등 자동차가 가지는 복합적인 성격을 반영하는 점 ▲대형차 보유자는 유지·관리 비용을 감당할 소득이 있다고 추정되는 점 ▲세제 개편이 한미 FTA 등 외국과의 조약과 어긋날 가능성 등이 담겼다.
현행 자동차 재산 가치 산정은 배기량을 기준으로 한다. 자동차세(승용차)의 경우, 배기량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하고 차량 용도에 따라 부과 기준(영업용 cc당 18~24원, 비영업용 80~200원)을 달리해 적용한다. 차량이 출고된 해를 기준으로 사용한 햇수를 뜻하는 ‘차령’이 많을수록 감액한다. 반면 배기량이 없는 수소차와 전기차는 ‘그 밖의 승용자동차’로 분류하여 정액 10만원을 부과한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자동차세 취지를 고려하면 배기량이 아니라 차량 가액, 운행 거리에 따라 부과하는 것이 합리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기초생활보장급여에 대해서는 수급자 선정을 위한 가구의 소득인정액 산정시 일반재산의 소득환산율인 월 4.17%를 적용하는 승용차는 배기량 1600cc 미만(생계·의료급여 기준)으로 차령, 가액, 용도를 종합해 결정한다. 그러나 사별이나 다자녀 등 중·대형 차량을 몰 수밖에 없는 사정으로 수급자에서 탈락하는 예외 사례에 대한 문제가 지적됐다.
고혜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