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두 번째 조사 이후 이틀 만
증거 인멸, 도주 우려 감안한 듯
다음주 영장 심사 후 구속 여부 결정
경찰이 마약류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유아인(37·본명 엄홍식)씨의 신병 확보에 나섰다.
1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이날 오후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유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유씨가 혐의를 대부분 부인해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투약한 마약류가 5종으로 죄질이 나쁜 점도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씨 구속 여부는 검찰이 법원에 영장을 청구한 뒤 다음주 초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결정될 전망이다.
앞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지난 2월 유씨 모발·소변에서 대마·프로포폴·코카인·케타민 등 4종의 마약류 성분이 검출됐다는 감정 결과를 경찰에 넘겼다. 유씨의 의료기록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인 졸피뎀을 의료 이외 목적으로 처방받은 정황도 포착했다.
경찰은 지난 3월 한 차례 유씨를 조사한 뒤 지난 16일 다시 불러 21시간 동안 밤샘 조사를 했다. 경찰은 유씨가 투약한 마약 종류, 횟수, 구입 경로, 공범 여부 등을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씨가 투약한 혐의를 받는 마약류 중 프로포폴·케타민·졸피뎀은 마취와 수면유도 등 용도로 쓰이는 향정신성의약품이다. 이 의약품을 의료 목적과 무관하게 투약했다는 혐의를 뒷받침할 증거를 확보하는 게 수사의 관건이다.
유씨는 지난 17일 조사를 마치고 나온 뒤 ‘어떤 내용을 소명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내가 할 수 있는 말들을 했다.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말했다. 코카인 투약 혐의와 출석 날짜를 바꾼 이유, 마약 구입 경로 등에는 답하지 않았다.유씨는 지난 3월 첫 조사에서 일부 대마 흡입을 제외한 나머지 혐의는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포폴과 케타민 투약은 치료 목적이었으며 코카인은 투약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유씨의 두 번째 조사 때 유씨의 지인인 미대 출신 작가 A씨도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앞서 유씨의 마약류 투약을 돕거나 직접 투약한 혐의로 A씨 등 주변인 4명을 피의자로 입건했다.
김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