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 IRA 세부지침 발표
정부 “배터리업계 불확실성 해소”
“尹대통령이 미국에 요청한 결과”
미국 재무부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발표한 전기차 보조금 관련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부지침(가이던스)에 대해 “우리 정부와 업계 의견이 상당 부분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IRA 세부지침은 오는 18일부터 적용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미국의 이번 발표로 국내 배터리·소재 업계는 전반적으로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됐고, 한미 간 배터리 공급망 협력이 강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환영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산업부는 “특히 소재 기업들은 국내에서 양극 활물질을 가공해도 전기차 세액공제 요건을 충족하게 돼 다양한 투자 옵션을 기업별 상황에 맞게 검토할 수 있게 됐다”면서 “IRA 세부지침이 우리 업계에 다소 유리한 방향으로 결정된 것은 정부가 그간 다양한 채널로 미국과 IRA 관련 협의를 진행해온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만나 IRA 등으로 우리 기업의 어려움이 가중되지 않도록 배려해 달라고 요청했고 산업부 등 관계부처도 공식 의견서 제출과 방미 협의를 통해 우리 의견이 반영되도록 최선을 다해 왔다”면서 “우리 업계가 IRA를 새로운 기회로 인식하고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미국 재무부는 북미에서 제조·조립한 배터리 부품을 50% 이상, 미국이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국가에서 채굴·가공한 핵심광물을 40% 이상 사용했을 때만 전기차 보조금 7500만달러(약 1000만원)를 지급하는 규정과 관련해 “양극 활물질은 배터리 부품의 범주에 포함하지 않는다”는 세부지침을 발표했다.
이에 정부는 “국내 배터리업계는 구성 재료인 양극 활물질 등은 국내에서, 이후 양극판·음극판을 만드는 단계는 미국에서 진행하고 있어 기존 공정을 바꾸지 않아도 IRA상 보조금 지급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양극 활물질과 같은 구성 소재를 제조하는 과정은 핵심광물 가공 과정으로 인정돼 핵심광물의 추출·가공 과정에서 50% 이상의 부가 가치를 미국 또는 FTA 체결국에서 창출해야 한다는 세부 규정을 충족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정부는 FTA 체결국 범위에 다른 국가들이 추가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는 점도 중요하게 평가했다. 산업부는 “IRA 시행에도 미국 내 국산 친환경차 판매량이 12월부터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올해부터 렌트·리스 등 상업용차는 친환경차 세액공제를 적용받게 되면서 판매 비중이 크게 늘었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 2월 대미 자동차 수출은 1만 3000대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미국 내 국산 친환경차 점유율은 지난해 12월 5.1%, 올해 1월 6.5%, 2월 7.3%로 늘었다. 미국에서 판매된 국산 친환경차 가운데 상업용차 비중은 지난해 평균 약 5%에서 올해 1~2월 26% 수준까지 급격히 증가했다.
세종 이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