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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로운 무더위가 내리기 전 찾아온, 감각을 해방하는 새로운 전시들.
가려진 시간
같은 시공간에 머물지라도 관점의 차이에 따라 우리는 각자의 세계를 살아간다. 덴마크 출신의 세계적인 거장 올라퍼 엘리아슨은 우리가 보지 못하거나, 볼 수 없는 것에 주목한다. 국내에서 5년 만에 열리는 그의 개인전 <Inside the New Blind Spots>은 그의 작업이 그래왔듯 자연과 과학을 넘나들며 관습에 가려진 관점의 사각지대를 개방한다. 빛과 공기, 물, 이끼 등 자연으로부터 온 영감은 색채 이론과 수학, 우주과학 등 광범위한 탐구를 거쳐 회화, 판화, 조각, 설치 작업으로 탄생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최신 설치 작업 4점을 포함해 그를 대표하는 워터컬러 페인팅, 컬러 서클 시리즈를 공개한다. 언젠가 자신의 예술 활동을 정의 내린 그의 말처럼 “관객이 작품이 전시된 공간의 한 단면과 교감할 수만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7월 23일까지. PKM 갤러리.
REMEMBER ME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유영국의 작고 20주기를 맞아 그의 개인전 <Colors of Yoo Youngkuk>이 열린다. 유영국은 사진을 통한 조형 질서를 탐구하며 점, 선, 면 등 회화에서 기본 조형 요소를 중심으로 자신만의 추상 세계관을 설립했다. 이번 전시에는 그런 세계관이 지어진 조형 실험의 궤적을 중점적으로 담았다. 시기별 대표 회화 작품 68점과 드로잉 21점 중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산과 자연을 모티프로 강렬한 원색을 사용한 작품도 포함된다. 이 외에 그의 사진, 활동 기록을 담은 아카이브도 함께 마련돼 유영국의 작품과 생애를 함께 조명한다. 대담한 구성을 보고 있자면 그 풍경 너머, 깊게 드리운 마음의 심연까지 들여다보이는 듯하다.
8월 21일까지. 국제갤러리.
누구나 무엇이든
영국의 아티스트 필립 콜버트는 철학을 전공했다. 판을 뒤엎는 듯한 전위성은 그로부터 시작된 것인지도 모른다. 자신의 방대한 관심사에 따라 미술사와 대중문화, 디지털 매체를 건드리며 각종 회화와 조각, 미디어아트, 메타버스의 영역에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자신의 또 다른 예술적 자아로 랍스터를 내세우며 말이다. 장난스러운 듯 자유분방하게 매체뿐 아니라 자아마저 넘나드니, 전 <보그> 편집장 안드레 리온 탈리가 그를 앤디 워홀의 대자라 부른 것도 이해된다. 그의 개인전 <필립 콜버트: 드림 오브 더 랍스타 플래닛>에서는 최신작 30점을 선보인다. 고전 명화를 재해석한 ‘헌트’ 시리즈와 앤디 워홀의 작품을 오마주한 ‘플라워 스터디’ 등 테마파크를 방불케 하는 팝아트의 현주소다.
7월 10일까지. 더페이지갤러리.
감각의 지형
디지털 시대의 ‘감각’이란 무엇일까? 직접 보고 듣고 느끼는 것만이 물리적인 신체 경험의 전부일까? 대면하지 않은 채로 감각은 얼마나 이어질 수 있는가?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때 가장 많은 질문을 가장 빠르게 던지는 것은 늘 예술의 몫이었다. 기술과 인간, 감각의 관계를 사유하기 위해 국립현대미술관은 구독형 스트리밍 플랫폼 ‘워치 앤 칠’을 구축했다. 세계 주요 미술관과 협력해 한 주에 한 편씩 기관별 미디어 소장품을 공개한다. 서비스와 동시에 개막하는 오프라인 전시 <감각의 공간, 워치 앤 칠 2.0>에서는 미디어 환경을 은유한 건축 설치작과 김실비, 김아영 등 국내외 작가 20인이 참여한 영상 22편을 관람할 수 있다. 올해의 협력 기관인 아랍에미리트 샤르자미술재단과 스웨덴 아크데스 국립건축디자인센터에서도 순차적으로 개막할 예정이다.
9월 12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