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요양병원 간병인의 학대
뇌질환 환자 때리고 짐짝 취급
치매 환자 입에 박스 테이프
병원 측 “최선 다한 결과” 설명
요양병원 간병인들이 환자들을 학대한 정황이 드러났으나, 병원 측은 “최선을 다한 결과”라고 발뺌했다.
22일 KBS에 따르면 인천의 한 요양병원 간병인 A씨는 의사소통이 어려운 19세 뇌질환 환자를 폭행하는 등 학대했다.
속옷도 입지 않은 환자의 멱살을 잡고 머리를 때리는가 하면, 주저앉은 환자의 다리를 꺾어 질질 끌고 다녔다. 제압한 환자는 침대에 던진 뒤 손과 발을 결박했다.
A씨의 학대 장면은 병원 폐쇄회로(CC)TV에 고스란히 녹화됐다. 병원 직원은 “피해 환자 지능이 3~4살 수준으로 자기 방어가 전혀 되지 않는다. (학대) 영상을 보고 너무 놀랐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사실을 보고받은 병원 측은 환자와 간병인을 분리하지 않았으며, 보호자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도 않았다.
환자가 다친 곳이 없었고, 특정 질환 환자를 돌보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지는 일은 흔하다는 이유에서였다.
병원 관계자는 “CCTV를 보니까 (간병인이) 자기로서는 어떻게든지 이걸 말리려고 열심히 했고. 그 사람 아니면 (그 환자를) 볼 사람도 없다”고 KBS에 설명했다.
“환자의 예측 불가한 행동을 고려했을 때, 행위는 거칠게 보이더라도 최선을 다한 결과”라고 병원 측은 해명했다.
간병인이 소속된 협회도 환자와 간병인은 분리된 줄 알고 있었다고 했다.
문제는 이 병원 간병인의 학대 사건이 이뿐만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또 다른 간병인 B씨는 80대 치매 환자의 입에 박스 테이프를 붙이기도 했다.
병원 직원은 “전혀 거동을 못 하시는 분”이라며 “사람을 그렇게 대하면 안 되는 것 아니냐. 인간에 대한 존중이 전혀 없더라”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병원 측은 “환자가 변을 입에 넣으려고 해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