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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 동부 교외 본다이정션에 있는 웨스트필드 쇼핑센터에서 흉기 난동을 벌인 범인을 경찰이 제압하고 있다.
엑스 캡처
호주 시드니의 한 쇼핑센터에서 흉기 난동을 벌인 범인을 여성 경찰관이 제압했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13일(현지시간) 범인을 제압한 에이미 스콧 경위에 대해 “스콧 경위는 명실상부한 영웅이다. 그의 행동으로 여러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고 경의를 표했다.
이날 오후 3시 20분쯤 시드니 동부 교외 본다이정션에 있는 웨스트필드 쇼핑센터에서 한 남성이 30㎝ 길이의 흉기를 들고 나타나 쇼핑객들을 공격했다.
그는 쇼핑센터 4층에서 9명을 상대로 잇따라 흉기를 휘두른 뒤 5층으로 이동하던 중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
앤서니 쿡 사우스웨일스 경찰청 부청장은 기자회견에서 “출동한 경찰관이 용의자를 체포하러 뒤따르다가 범인이 방향을 틀어 흉기를 들이대자 총을 발사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조엘 카우치(40)로 이름이 밝혀진 범인의 공격으로 쇼핑객 6명이 숨졌다. 이 중 5명이 여성이었다. 뉴사우스웨일스(NSW)주 경찰은 카우치가 의도적으로 여성을 표적으로 삼았는지 조사 중이다.
사망자 외에도 그가 공격한 12명이 자상 등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부상자 중에는 9개월 된 아이도 있었으며, 이 아이의 엄마는 카우치에 의해 살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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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 동부 교외 본다이정션에 있는 웨스트필드 쇼핑센터에서 흉기 난동이 벌어진 가운데 경찰이 범인을 진압하기 위해 달려가고 있다. 2024.4.14.
틱톡 캡처
사건 당시 인근 카페 주인은 스콧 경위가 범인의 가슴에 총을 쏘던 순간을 목격했다. 그는 현지 언론에 경찰이 “흉기를 버려”라고 말했으나 범인이 흉기를 들고 경찰에게 돌진했다고 전했다. 카페 주인은 “경찰은 총을 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침착하게 대응했다”고 말했다.
스콧 경위가 범인을 제압한 뒤 경찰은 곧바로 범인의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했다.
현장에 있던 다른 쇼핑객도 호주 ABC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범인이 우리를 쫓아다니던 중 ‘흉기를 버려’라는 소리가 들렸고, 곧 총이 발사됐다”면서 “경찰이 총을 쏘지 않았다면 범인이 이리저리 날뛰며 공격을 이어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경찰이 총격 후 바로 흉기를 빼앗아 치웠고, CPR을 실시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에 따르면 카우치는 퀸즐랜드주에서 수년간 영어 과외 교사로 일하다 최근 NSW주 시드니로 이사했다. 그는 범죄 전력이 없지만 과거 정신 건강 문제를 겪어 퀸즐랜드주 경찰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
NSW주 경찰은 확보한 정보나 증거를 바탕으로 이번 사건이 어떤 특정한 동기나 이데올로기에 의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사망자 대부분이 여성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신진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