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투데이=김현철 기자│한민족 이민사 120주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미국 하와이로 향했던 이민자들과 그들이 살아왔던 현장의 흔적이 남아있다.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이민 120주년을 맞아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시에 방문하고 있는 유정복 인천시장은 첫 이민자들이 첫 발을 내딛은 호놀룰루항 7번 선창 등 이민 역사의 발자취를 돌아봤다.
120년전 1902년 12월 22일 인천 사람 86명을 포함한 121명은 미국 하와이로 향하는 이민을 위해 인천 제물포항을 출발해 일본 나가사키로 향하는 현해환(겐카이마루)에 몸을 실었다.
12월 29일 나가사키에서 진행한 신체검사 등에서 19명이 탈락했고, 고베와 요코하마를 거쳐 1월 13일 하와이 호놀룰루항에 도착했다. 선상 검사에서 16명이 탈락해 86명은 호놀룰루항 7번 선창에 첫 발을 디뎠다.
이를 시작으로 1905년까지 64회에 걸쳐 7415명이 하와이로 이주했다. 대부분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에서 일하며 자치조직을 일구고 정치조직으로 확대하는 등 하와이 내 한인 사회를 형성해 영향력을 키웠다.
유 시장은 7번 선창을 포함해 한인합성협회 회관 터, 그리스도연합감리교회, 인하공원 등을 찾았다. 7번 선창은 호놀룰루항에 있는데 타 선창에 비해 보존이 잘 돼있다.
한인합성협회는 1907년 하와이에서 활동하는 한인단체 24개를 통합해 설립했다. 하와이 내 한인들의 독립운동 뿌리가 됐다. 이후 공립협회, 대동보국회와 통합하며 대한인국민회로 발전하며 하와이를 포함한 미주지역 독립운동과 독립운동 자금 모금에 중추적 역할을 했다.
그리스도연합감리교회는 1903년 11월 설립했다. 첫 이민단 121명 중 50명이 인천 내리교회 소속 교인들로 이들이 하와이 교민생활을 하며 7번 선창 인근 건물에 모여 첫 예배를 한 것이 기원이 됐다.
그리스도연합감리교회 8대 목사 현선은 상해임시정부 설립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24년 동안 상해임시정부에서 활동하다 말년에 다시 하와이로 복귀해 목회활동을 이어가다 사망했다. 현재는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아 국립현충원에 안장했다.
인하공원은 지난 2013년 한민족 이민 110주년을 기념해 인천과 하와이가 호놀룰루 시내에 조성한 공원이다.
유정복 시장은 “인천시가 세계 초일류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이민 120년을 새롭게 조명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120년 전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조국을 떠난 이민자와 그 후손을 따뜻하게 품고 재외동포 약 735만명을 지원할 수 있는 재외동포청을 인천에 유치해 한민족 이민 역사의 귀환을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하와이주에 거주하는 한인은 약 1만7900명이다. 하와이주 이민자 중 7%이며, 필리핀·일본·중국에 이어 네 번째 규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