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만에 외교차관급 대화로 격상
한반도 정세 등 폭넓게 의견 교환
中, 북러 협력에 불편 심기 드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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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균(오른쪽) 외교부 제1차관과 쑨웨이둥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18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중 외교안보대화’에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을 찾은 18일 서울에서는 한국과 중국의 외교안보 고위 당국자들이 만나 한반도 정세에 대해 논의했다. 북러와의 협력에 다소 거리를 뒀던 중국이 이 미묘한 시기에 한국과 안보 관련 대화체를 가동해 그 자체로 의미가 적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홍균 외교부 1차관은 이날 오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쑨웨이둥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과 한중 외교안보대화를 가졌다. 한중 외교안보대화는 양국 외교부와 국방부가 참여하는 ‘2+2 대화’ 협의체로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과 리창 중국 총리의 양자 회담에서 합의된 사안이다. 2013년과 2015년 국장급으로 열렸다가 9년 만에 외교차관급으로 격상한 것이다.
한국에서는 김 차관을 수석대표로 이승범 국방부 국제정책관이, 중국에서는 쑨 부부장과 함께 장바오췬 중앙군사협력판공실 아시아국 부국장 등이 함께했다.
한중은 양자 관계를 비롯해 한반도 문제, 지역 및 국제정세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한 의견을 폭넓게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차관과 쑨 부부장은 만찬도 함께 했다. 특히 같은 날 저녁 푸틴 대통령의 북한 방문이 이뤄져 북러 간 군사협력에 대한 우려도 전달했다. 한국 측은 또 러시아와 거듭 밀착을 강화하고 도발을 반복하는 북한에 대해 중국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건설적 역할을 촉구했다. 또 대북 전단 살포와 오물풍선, 9·19 남북군사합의 효력 정지 등으로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된 만큼 한중 간 소통의 필요성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러 정상회담이 이뤄지는 시기에 마치 ‘맞불 외교전’처럼 한중이 서울에서 외교안보대화를 갖게 됐고, 특히 중국 측에서 일정을 그대로 진행하는 데 대해 일각에선 중국도 북러 간 군사협력 강화에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번 대화가 북러 정상회담과 시기를 맞춘 것은 아니라면서 “(한중) 양자의 영역별 교류·협력을 심화할 것인지에 관해 중점적으로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백윤 기자
2024-06-19 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