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일 “주위 사람을 괴롭히지 말고 저를 구속시켜달라”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검찰 자진 출석이 거부된 뒤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다시 한번 2년 전, 민주당 전당대회 금품수수 논란에 대해 송구스럽고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검찰 수사에 대해서 할 말이 많지만 귀국해 말씀드릴 기회를 갖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저를 소환하면 자연스럽게 검찰 수사에 대해 말할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귀국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검찰은 저를 소환하지 않고 저의 주변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의 수사대상이 된다는 것은 정말 고통스러운 일”이라면서도 “그러나 범죄혐의가 있다면 당연히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증거에 기초한 수사를 해야지 사람들을 마구잡이로 불러 별건 수사로 협박하고 윽박질러 진술을 강요하는 전근대적 수사는 안 된다”며 “인생털이, 먼지털이식 별건 수사로 주변 사람을 괴롭히고 인격 살인을 하는 잔인한 검찰수사 형태는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이번 사건이 정치적 기획수사라는 지적을 피하기 위해서는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의 개인 비리 사건에서 별건수사로, 또 송영길 주변에 대한 이중별건수사를 하는 탈법행위를 중단해야 한다”며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가 맡았던 박희태 전 국회의장의 전당대회 금품수수 사건처럼 서울중앙지검 공안 1부로 이 사건을 이첩해 공정하고 신속한 수사를 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비겁하게 살지 않겠다. 저의 주변 사람들에 대한 비겁한 협박과 별건수사를 중단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며 주변 사람 대신 저 송영길을 구속시켜 주시기 바란다.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송 전 대표는 ”대한민국 범죄혐의 사실이 제1야당의 현 대표와 전 대표 관련 사건 말고 없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권력형 부정부패 사건을 담당해야 할 서울중앙지검 특수부가 야당 수사에만 올인해서야 되겠냐“며 ”해도해도 너무하면 안 된다. 물극필반, 과유불급이다“라고 지적했다.
또 ”수사를 시작하기도 전에 피의사실이 유출돼 전 언론에 공개돼 매일매일 언론이 추측성 기사를 남발하고 한 사람의 인생을 짓밟고 먹칠하는 행태는 정말 엄청난 부담으로 다가온다“며 ”저 역시 일주일 동안 말할 수 없는 명예훼손과 심리적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살아있는 권력형 범죄수사를 방해하는 권력의 간섭을 막기 위해 언론을 이용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야당이나 반대파를 탄압하기 위해 검찰이 언론과 유착하게 되면 민주주의는 무너지고 국민의 기본권은 풍전등화에 놓이게 된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참고인이나 주변 인물의 신상정보가 아무런 통제 없이 언론에 유출되고 수사상 획득한 정보가 바로바로 언론에 실시간 보도되는 행위는 명백한 범죄행위“라며 ”피의자라 할지라도 출국정보가 언론에 공개되면 안 되는데 언론에 바로 유출되는 것은 검찰이나 법무부의 협력 없이 불가능하다. 출입국관리사무소와 해당 언론에 대해 고발조치할 것“이라고 했다.
송 전 대표는 ”지난 28일 이 전 부총장이 서울중앙지검 부패수사2부와 JTBC를 피의사실 유포와 공무상 기밀누설죄로 고발하게 됐다“며 ”유일한 수사의 근거였던 이 전 부총장의 신빙성 없는 녹취록은 증거 능력도 부족하고 이후 재판 과정에서 이 전 부총장의 진술번복으로 기소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급해진 검찰은 증거를 조작하기 위해 갑자기 29일 아침 저의 집과 저의 측근들 그리고 먹고사는문제연구소 등 6군데를 압수수색했다“며 ”비가 올 때 까지 기우제를 지낸다는 인디안 기우제처럼 뭔가 나올 때까지 수사한다는 마구잡이식 수사는 심각한 인권침해로 연결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먹고사는문제 연구소가 압수수색 당한 데 대해서도 ”이번 사건과 관련없는 10년 이상 유지된 사단법인이자 기획재정부 지정 기부단체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에 대한 압수수색은 명백한 정치적 탄압행위“라며 ”회계 장부를 압수해갔으니 분석하면 나오겠지만 저는 회원이자 고문으로서 회비와 후원금을 내왔지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의 돈을 한푼도 쓴 적이 없다“고 반발했다.
검찰과의 소환통보 없이 자진출석한 이유에 대해서는 ”정치쇼 아니냐는 지적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한민국 주불대사의 초청으로 파리 경영대학원 교수로 임용돼 강의실, 연구실을 배정받고 강의하는 사람을 검찰이 언론에 유출해 사실상 소환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어 ”제발로 걸어온 사람을 출국금지 시키고 수사도 않고 있다“며 ”일주일째 혼자 있는데 저로서는 무슨 이유인지, 어떻게 수사할 것인지 등의 문제를 협의해야 하지 않겠냐“고 설명했다.
공개된 녹취록에도 불구하고 ‘몰랐다’는 입장을 유지하는 데 대해서는 ”녹취록이 한 둘이 아니고 3만개나 되는 녹취록의 일부 내용만 추출해서 망한 것의 신빙성은 검찰과 법원에서 다투겠다“고 전했다.
파리에서 회계담당자이던 박모씨를 만난 것에 대해서는 ”그분은 프랑스를 한번도 여행해 본 적이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같이 단체로 프랑스를 여행하다 돌아가는 길에 저를 한번 만났을 뿐“이라며 ”그게 이번 사건과 무슨 관련이 있나. 이 사건이 터지기 전에 있던 말이었다“고 해명했다.
압수수색 당일 현장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서는 ”누구라도 언론의 임의적 추측 기사로 자신에 대한 명예훼손이 되고 연일 보도되면 집에 있을 수가 없다“며 ”마음이 불편해서 조용하고 한적한 곳에서 마음을 다스리지 않으면 우울증에 걸릴 정도“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