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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지난해 3월 24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에서 법정에 출두하고 있다. AP·뉴시스
가상자산(암호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관계자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미국으로 인도된다.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이 21일(현지시간) 권씨의 미국 송환을 결정했다고 현지 일간지 포베다가 보도했다.
법원은 “권도형이 금융 운영 분야에서 저지른 범죄 혐의로 그를 기소한 미국으로 인도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몬테네그로 법원은 권 씨를 미국으로 송환할지, 한국으로 송환할지를 두고 저울질하고 있었다.
미 법무부는 권 씨가 스테이블코인 테라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그 안전성에 관해 투자자들을 속였다고 판단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또한 테라와 루나의 붕괴로 인한 민사 소송에서 권 씨와 테라폼랩스를 증권 사기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매체는 법원이 권씨에 대한 한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은 기각했다고 했다.
권 대표는 암호화폐 테라·루나 폭락으로 투자자들에게 50조원 이상의 피해를 준 주범이다.
그는 테라·루나 폭락 사태 직전인 2022년 4월 말 출국해 본사가 있는 싱가포르에 머물다가 같은 해 9월 아랍에미리트(UAE)를 거쳐 동유럽 세르비아로 도주했다.
지난해 3월 몬테네그로에서 위조된 여행 증명서를 사용해 출국하려다 체포됐다.
권씨가 미국으로 송환된다면 중형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경제사범 최고 형량이 약 40년이지만, 미국은 개별 범죄마다 형을 매겨 합산하는 병과주의를 채택해 100년 이상의 징역형도 가능하다.
뉴욕 연방 검찰은 2022년 3월 권씨와 테라폼랩스를 사기·시세 조종 등 8개 혐의로 그를 기소했다.
문경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