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심사 마친 송 대표. 연합뉴스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을 받는 관련자들의 재판이 4·10 총선 이후 줄줄이 시작됐다. 이들은 일제히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관련 혐의로 이미 재판 받고 있는 피고인과 수사 대상에 오른 관련자들 중에는 22대 국회의원 당선자도 포함되어 있어 앞으로의 재판과 수사에서도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8일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 이창형) 심리로 진행된 윤관석 무소속 의원과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의 정당법 위반 등 혐의 항소심 첫 공판에서 윤 의원은 “(돈봉투 전달은) 매표 목적이 아닌 감사의 표시였다”며 재차 혐의를 부인했다. 이어 윤 의원 측은 “매표 목적이었다면 송영길 지지모임에 참석한 20명의 의원 모두에게 돈봉투를 제공해야 하는데 10개만 준 이유가 있겠냐”고 반박했다.
검찰은 이들이 2021년 5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강 전 감사 등이 사업가 김씨로부터 받은 기부금 5000만원에 캠프 자금을 합쳐 총 6000만원을 윤 의원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윤 의원이 금품 살포를 위해 강 전 감사로부터 6000만원을 수수하는 등 가장 핵심적 역할을 수행했다고 본다. 윤 의원은 1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상태다.
또한 앞서 지난 15일 돈봉투를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이성만 무소속 의원, 허종식 민주당 의원, 임종성 전 의원의 첫 재판이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렸다. 허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앞서 돈봉투를 받은 혐의로 1심에서 유죄 판단을 받은 윤 의원도 이들에게 돈봉투를 나눠준 혐의로 추가 기소돼 함께 법정에 섰다.
윤 의원 측은 당시 재판에서 “서울고등법원에서 항소심 진행중인 사건과 본건은 일죄에 대한 이중기소”라며 “공소기각 판결이 되어야한다”고 주장했다. 허 의원 측 역시 법정에서 “300만원이 든 돈봉투를 받은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허 의원은 이날 법정에 들어서며 결과에 따라 의원직 상실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한편 돈봉투 사건의 정점으로 지목된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의 재판도 지난 15일 총선 이후 처음 진행됐다. 앞서 1일과 3일 재판이 예정됐지만 보석 신청 기각으로 인한 정신적 충격을 호소하며 단식에 돌입한 송 대표가 불출석하면서 두 차례 재판이 열리지 못했다.
당시 재판에서는 국토교통부 관계자 A씨의 증인신문이 열렸다. 검찰은 송 대표가 국토부 전관 출신 김씨를 통해 박용하 전 여수상공회의소 회장의 민원을 해결해주는 대가로 4000만원을 수수했다고 본다. 송 대표는 직접 증인신문에 나서 “이 계획이 제가 당대표를 그만두고 이번 정부에 들어와서 계획이 승인된 걸 알고있냐”고 물었고 증인은 “그건 팩트를 확인해보면 아실 것”이라고 답했다.
17일 송 대표의 속행 공판에서는 검찰이 송 대표 지지자들의 비난을 받는 것에 대한 불만을 호소하자 재판장 역시 일부 방청객에 주의를 요구하기도 했다. 검찰은 “일부 방청객의 검사를 상대로 법정에서 비난이나 비아냥거리는 모습이 점점 심해지고있는 것 같다”며 “이에 상처받고 괴로움을 느끼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에 재판장은 “(송 대표의) 단식 후유증으로 같이 화나실 수 있다. 하지만 여러분은 분풀이 하려고 방청석에 있는 게 아니다”라고 질타했다. 이어 “재판이 비공개 상태로 증언하는 것과 방청객 있는 상태에서 공개적으로 증언하는 것 중 어느 것이 신빙성이 높고 피고인에게 유리하겠나”라며 “자기 감정 컨트롤 할 수 없는 분들이 다수라면 어쩔 수 없이 방청 제한이나 비공개로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백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