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KPGA 우승 아쉽게 놓쳐
“쇼트 아이언·체력 훈련 많이 해
우승한다면 아내 이름 외칠 것”
“준우승은 지난해 많이 했잖아요. 그래서 올해는 우승 좀 많이 하고 싶어요. 하하. 김칫국 마신다고 뭐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일단 시즌 3승과 다승왕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본격적으로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서 뛰기 시작한 조민규(35)에게 11일 올 시즌 목표를 묻자 “다승왕”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2008년 프로로 데뷔한 조민규는 일본프로골프(JGTO) 투어에서 10년여를 뛰며 2승을 거둔 베테랑이다. 지난해 KPGA 투어에서 준우승만 세 번 할 정도로 실력은 이미 최고로 정평이 났다. 하지만 하늘은 왠지 그에게 KPGA 투어 ‘우승자’라는 이름을 허락하지 않았고, 어느새 그의 이름 앞에는 ‘준우승 전문’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1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조민규는 “지난해에는 아쉽게 놓친 우승컵이 많다. 하늘이 ‘아직 때가 아니다’라고 하는 것 같았다”면서 “올해는 우승컵을 많이 들어 올려 조민규 하면 ‘우승’이라는 단어가 생각나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호탕하게 웃더니 진지하게 “올해는 꼭 우승컵을 들고 싶다”며 “시즌 초반 운이 좀 따라 준다면 3승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12월 결혼한 조민규는 “우승을 하게 되면 아내 이름을 외칠 것”이라는 공약도 내놨다.
지난해 KPGA 상금 랭킹 4위, 제네시스 포인트 6위를 기록한 그는 기술적으로 이미 완성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지난겨울 기술과 체력을 모두 끌어올리기 위해 강훈련을 진행했다. 조민규는 “쇼트 아이언 연습과 체력 훈련을 많이 했다. 땀을 많이 흘린 만큼 올 시즌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며 “30대가 되면서 20대 때보다 체력 훈련을 더 늘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2위 세 번, 3위 한 번을 할 정도로 우승권을 맴돌았던 만큼 마지막 멘털이 약한 게 아니냐고 묻자 “멘털이 약하면 10년 넘게 프로골퍼로 투어를 뛸 수 없다”면서 “스스로 정신력은 ‘외유내강’이라고 생각한다. 정신력은 강하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이미 해외 투어를 많이 뛰어 본 조민규는 고향인 대구 사투리와 함께 영어와 일본어를 잘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한국 골프 수준이 올라가면서 해외 진출을 준비하는 후배가 많은데 빨리 적응하기 위해 언어를 미리 준비할 것을 권하고 싶다”고 후배들에 대한 애정이 담긴 조언도 했다.
김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