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70년대를 주름잡은 ‘원조 조각미남’ 원로배우 남궁원이 8일 영면에 들었다.
아들 홍정욱 올가니카 대표를 비롯한 유족은 이날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장례식장에서 영결식을 엄수하고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홍 대표는 추모사에서 “부모는 자식을 쏘아 올리는 활이라고 했다. 저희를 아주 높고 넓은 세상으로 힘껏 쏘아 올려 주신 아버지의 아들로 살아온 평생이 자랑스럽고 감사하고 행복했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아버지께 ‘정권이 바뀌고 선거철이 올 때마다 이런저런 자리와 출마를 종용받았는데 왜 한 번도 안 하셨느냐’고 물은 적이 있다”며 “아버지께선 ‘내가 국회의원을 열 번을 해도 사람들은 나를 영원히 배우로 기억할 것이다. 한번 배우는 영원한 배우’라고 답하셨다”고 회상했다. 그는 그러면서 “아버지는 한 번도 국회의원이나 재력가, 건물주로 기억되고 싶지 않으셨던 것 같다. 오로지 동료들로부터 존경받는 영화배우, 자식과 아내에게서 사랑받는 가장으로서의 기억만 남기고 가고 싶으셨던 것”이라며 고인을 애도했다.
남궁원은 지난 5일 오후 서울아산병원에서 90세로 세상을 떠났다. 서구적 외모로 한국의 ‘그레고리 펙’이라 불리던 고인은 1958년 영화 ‘그 밤이 다시 오면’으로 데뷔해 1999년 마지막 작품인 ‘애’까지 345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자매의 화원’(1959), ‘빨간 마후라’(1964), ‘내시’(1968), ‘화녀’(1971), ‘아이러브 마마’(1975), ‘피막’(1980), ‘가슴 달린 남자’(1993) 등이 있다. 부일영화상 남우조연상, 청룡영화상 인기남우상, 대종상 남우주연상 등을 수상했으며 2016년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