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내년도 예산안 얘기, 국회팀 안보람 기자와 좀 더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1 】
안 기자, 이번 예산안 논의과정, 유독 순탄치 않았어요.
【 기자 】
예산안 협상 초반부터 올해 예상대로 편성하는 준예산 얘기가 나올 정도로 여야 모두 한발도 물러나지 않았는데요.
이른바 윤석열표 예산, 이재명표 예산이 맞붙었기 때문입니다.
여야는 합의처리한 건 다행이라면서도 뒤끝을 보였습니다.
▶ 인터뷰 : 주호영 / 국민의힘 원내대표
– “민주당이 정부 원안의 수정안까지 통과시킬 준비를 하고, 우리는 그것을 입수해서 그 문제점을 다시 알려서 이렇게 하면 안 된다고 하고 이런 과정 거쳐서 시간을 끌면서….”
▶ 인터뷰 : 박홍근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국회의 삭감 중심의 심의권마저도 행정부가 관여하고 개입하면서 불필요하게 지체되고, 논란이 확산된 측면이 있었거든요.”
【 질문2 】
어떤 예산이 있었죠? 실제 반영이 됐나요?
【 기자 】
일단 윤석열표 예산 살펴보면, 시행령을 통해 만들어진 경찰국과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예산이 대표적입니다.
민주당은 위법하게 만들어진 만큼 1원도 용납할 수 없다고 했지만 결국 정부안의 50%가 반영됐고요.
‘이재명표’ 예산으로 불리던 지역화폐예산, 정부는 아예 고려하지 않았지만, 민주당은 올해수준인 7,050억 원을 주장했고, 딱 50%인 3,525억 원 편성했습니다.
【 질문3 】
그런데 결정과정을 보면 전격적이라고 할 수 있어요.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았다는 얘기만 계속 나오다가 갑자기 된 거 아닙니까?
【 기자 】
예산안 합의가 지연되면서 기자들은 양당 원내대표를 집요하게 따라다녀야 했는데요.
최종 합의가 이뤄진 곳은, 김진표 의장의 의원회관 사무실이었습니다.
그만큼 은밀하게 두 사람 간의 담판이 이뤄진 겁니다.
문제는 그렇다 보니 어떤 예산이 왜 늘어나고 줄어든 건지 알 수가 없다는 겁니다.
원래 정부 예산안이 나오면 각 상임위에서 심의 의결하고, 다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에서 논의과정을 거치는데 이 과정은 다 공개가 됩니다.
그런데 여야가 기 싸움만 벌이다 예결특위 활동기한인 11월 30일까지 아무것도 하지 못했고요.
결국, 교섭단체 원내 지도부와 예결위 간사 등 소수만 참여하는 비공개 협상으로 들어갔고 그마저도 안돼서 여야 원내대표 담판으로 넘어간 겁니다.
그야말로 ‘밀실 협상’이라 의원들조차 어떤 내용인지 모르고 투표에 나선 셈입니다.
▶ 인터뷰 : 배진교 / 정의당 의원
– “예산안을 보신 의원님들 계십니까? 어떤 분도 세부 내용을 보신 분이 없으실 것입니다. 특히 올해는 예산안 심사와 합의 과정이 더욱더 비공개로 더 은밀하게 진행됐습니다.”
【 질문4 】
사실 예산안 뿐 아니라 세입 예산을 위한 부수법안도 제대로 심사를 안 한 거잖아요?
【 기자 】
법인세, 금융투자소득세, 종합부동산세 등 여야 견해차가 워낙 컸는데요.
예산안과 함께 일괄처리되면서 결국 흥정의 대상이 됐다는 비판 나옵니다.
마지막까지 쟁점이었던 법인세는 가결은 됐지만, 반대나 기권 71표에 달했습니다.
주로 정의당과 민주당 의원들이었는데 눈에 띄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바로 윤핵관, 장제원 의원이 국민의힘에서 유일하게 기권표를 던졌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을 반영한 게 아니냐, 이런 관측 나옵니다.
실제 대통령실은 법인세 인하폭이 1%p밖에 되지 않자 “법인세 인하는 몇몇 대주주를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 질문5 】
그리고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장연이 어제 예산안 의결을 앞두고 한 달 만에 삼각지역 농성을 철회했잖아요.
장애인권리예산을 반영해달라, 이런 요구였는데 반영이 됐습니까?
【 기자 】
반영이 됐다고 하기엔 너무 미미한 수준입니다.
여야는 장애인 활동 지원 비용 등 장애인 권리 예산을 좀 늘릴 필요가 있다는데 공감하고, 6,653억 원 증액에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어제 국회 문턱을 넘은 금액 1.6% 수준인 106억 8,400만 원에 불과했습니다.
예산 통과 기대감에 천막 농성도 접었던 전장연 측 적잖이 실망하는 모습인데요.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민생예산을 올렸다고 하는데, 우리는 민생도 안 되는구나 싶기도 하다”며 씁쓸해했습니다.
【 질문6 】
이 밖에 눈에 띄는 예산이 있나요?
【 기자 】
‘지역상생 장병 특식’ 사업이 신설돼 165억 원이 배정됐더라고요.
뭔가 알아보니, 군 주둔 지역 식당과 연계해, 한 달에 한 번 장병 1인당 1만 3,000원 상당의 외식을 할 수 있게 하는 내용입니다.
장병들의 외식하고 싶은 마음도 충족하고, 조리병은 그만큼 휴식을 할 수 있고, 또 지역 소상공인 매출에도 기여할 수 있는 1석 3조 사업이 될 것이라는 기대 나옵니다.
【 앵커 】
지금까지 안보람 기자와 함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