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 현직 구청장에 0.1%P차 승리
여성정치 불모지 日서 이변
여성 정치인의 불모지로 평가받는 일본에서 40대 여성 신인 정치인이 도쿄의 한 구청장에 당선됐다. 일본 기성 정치권에선 보기 드문 시민운동가 출신이면서, 정치에 입문한 지 2개월밖에 안 된 초보 정치인이 관록의 여당 추천 현직 구청장을 0.1%포인트 차이로 꺾으며 극적으로 승리했다.
21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19일 치러진 도쿄 스기나미구 구청장 선거에서 제1야당 입헌민주당 등의 추천을 받은 기시모토 사토코(岸本聰子·48) 후보가 집권 자민당 추천을 받은 3선 현직 다나카 료(田中良·62) 구청장 등을 꺾고 당선됐다. 기시모토 후보는 7만6743표(44.4%)를 받아 7만6556표(44.3%)를 얻은 다나카 구청장을 불과 187표, 득표율로는 불과 0.1%포인트 차이로 제치는 접전을 벌였다.
남성, 현직, 보수계가 절대적으로 유리한 일본 정치에서 진보 계열의 신인 여성이 당선된 것은 이변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 국회의원 중 여성 의원의 비중은 10.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낮다.
기시모토 당선자는 1974년생으로 니혼대 졸업 후 환경운동 비정부기구(NGO)에서 활동해 왔다. 2003년부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있는 ‘트랜스내셔널 연구소’ 연구원으로 수도 민영화 반대 활동 등을 했다. 올해 초 시민단체가 그를 구청장 후보로 추천하면서 선거 2개월 전인 4월에 일본으로 돌아와 선거 운동을 시작했다.
기시모토 당선자는 “복지, 간병 등을 여성들이 맡고 있는 현실에서 ‘이 사람이라면 이야기를 들어주고 어려움에 공감해주지 않을까’ 하는 유권자들의 성원이 컸다”고 소감을 밝혔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