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했던 윤석열 대통령이 3박 5일 동안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습니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우리 시간으로 어젯밤 11시 20분쯤 스페인 마드리드를 출발해 경기 성남 서울공항으로 향했습니다.
취임 후 첫 해외방문이자 다자외교 데뷔 무대였던 나토 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한미일 정상회의 등 다자 회의와 유럽 각국 양자 회담까지 모두 16개 외교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대통령실은 정상외교의 첫 단추를 잘 끼웠다고 자평했는데요, 한계도 뚜렷했습니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조은지 기자가 이번 순방을 결산했습니다.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군사동맹 성격의 나토 회의에 우리 대통령 최초로 참석해 지역을 떠나 가치를 공유하는 나라들과 연대하겠다고 외쳤습니다.
북한의 무모한 핵미사일 개발 의지보다, 국제사회의 북한 비핵화 의지가 강하다는 걸 강력히 보여줘야 한다고 비공개 연설도 했습니다.
[윤석열 / 대통령 : 자유와 인권, 법치를 중시하는, 그런 규범에 입각한 질서가 존중되는 협력을 우리 나토 국가들과 인태 국가들이 함께 연대해서 만들어 가야 한다….]
4년 9개월 만에 마주앉은 한미일 정상은 짧은 시간, 북핵 위협에 대한 3각 공조를 다시 천명했습니다.
[윤석열 / 대통령 : 한미일 협력이 세계 평화와 안정을 위한 중요한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초면인 기시다 총리와는 수차례 교감하며, 한일관계 개선 의지를 확인했습니다.
나토 본회의부터, 소 다자회의, 양자회담과 면담 등 윤 대통령은 3박 5일 동안 무려 16건의 외교 일정을 빡빡하게 소화했습니다.
[김태효 / 국가안보실 1차장 : 세 가지 큰 목표는 우선 가치 규범의 연대, 신흥 안보협력의 강화, 글로벌 네트워크의 구축이었습니다. 저희가 볼 때는 충분히 충족되지 않았나….]
윤 대통령은 원자력발전과 방위산업을 필두로, 반도체와 재생에너지 등 국가별 맞춤형 ‘세일즈 외교’에도 힘썼습니다.
당장 폴란드에 FA-50 전투기나 K-2 전차 등 우리 무기 수출이 가시권에 들어선 것으로 보입니다.
[최상목 / 대통령실 경제수석 : 방산과 원전에 대한 정상 세일즈 외교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대통령과 각 부처 기업이 하나의 팀 코리아가 되어서 역할 분담을 해나가겠습니다.]
하지만 중국을 ‘도전’으로 규정한 나토의 신전략개념과 맞물려, 중국과 관계는 당분간 냉각기를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나토 사무총장의 면담이 현장에서 갑자기 연기된 점이나, 나토 홈페이지에 눈 감은 대통령 사진이 올라온 장면 등 ‘외교 결례’ 논란도 옥에 티였습니다.
“향후 5년간 정상외교를 풀어갈 첫 단추를 잘 끼웠다는 게 우리 대통령실의 평가지만, 동시에 다자외교 무대라 구체적 성과를 낼 수 없었다는 지적도 공존합니다.
결국, 나토 무대에서 뿌린 씨앗이 열매가 되는지가 관건입니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YTN 조은지입니다.”
[앵커]
윤석열 대통령 출국 당시, 환송식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참석하지 않아 대통령실이 이 대표와 거리두기를 하는 거 아니냐는 해석도 있었는데요.
이준석 대표, 고립무원의 상태인 걸까요?
어제는 친윤계 박성민 의원이 대표 비서실장직을 돌연 사임했습니다.
박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 대표와 윤 대통령, 친윤계 사이 다리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왜 갑자기 비서실장을 그만둔 걸까요?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경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대선 승리 직후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비서실장으로 기용됐던 박성민 의원이 석 달여 만에 사퇴 의사를 밝혔습니다.
일신상 이유라며 구체적인 배경을 밝히지 않았지만, 이준석 대표와 친윤석열계 의원들의 갈등 탓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안철수 의원이 최고위원으로 지명한 ‘친윤’ 정점식 의원도 자리를 고사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하며, 이 대표를 에둘러 비판했습니다.
[정점식 / 국민의힘 의원 : (당이) 불협화음으로 출발이 삐걱거리는 부분에 대해서 국민 여러분께 대단히 죄송하다고 생각합니다. 어찌 됐든 합당 정신이 구현되는 방향으로 그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한 친윤계 의원은 YTN과 통화에서 최근 이준석 대표가 대통령실의 공식 부인에도 대통령과의 회동 여부를 두고 논란을 일으킨 게 영향을 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박성민 비서실장의 사퇴가 대통령실, 나아가 윤 대통령의 거리 두기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입니다.
특히 박 의원은 이 대표의 비서실장 제안을 거부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전화한 뒤에야 비서실장직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렇다 보니 박 의원의 사퇴에 대통령의 의중, 이른바 ‘윤심’이 반영된 거라는 풀이가 나오는 겁니다.
‘성 상납 증거인멸 의혹’을 다룰 윤리위원회 전에 이 대표가 거취를 결정하라는 신호이다, 혹은 자진 사퇴를 압박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지만, 이준석 대표는 일축했습니다.
[이준석 / 국민의힘 대표 : 박성민 실장이 울산에 지역구에 있다가 포항에 제가 있으니까 실제로 같이 와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어떤 상황인지 설명을 들었고. 저는 아무리 이런 것들이 계속 정치적인 상황이 발생한다 하더라도 개혁의 동력을 이어나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이제 이준석 대표 윤리위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당내 주도권 싸움이 더 치열해진 것으로 보입니다.
결과는 어떻게 될까요?
민주당엔 요즘 이런 말이 있죠.
‘어대명, 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이다, 이런 의미인데요.
그런데 이런 분위기를 깨뜨리겠다며 97세대들이 잇따라 도전장을 내밀고 있습니다. 박주민 의원은 아직 고심 중이라고 하고요.
‘다윗 대 골리앗’의 대결일까요?
97세대 사이에 단일화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그래서인지? “바람만 생기면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이런 전망도 있네요. (조응천)
이재명 의원의 반응은 어떨까요?
김승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강병원 의원에 이어 박용진 의원이 97그룹의 당 대표 선거 출마 러시에 두 번째로 합류했습니다.
유력 주자인 이재명 의원을 향한 당내 불출마 압박 기류와는 정반대로, 세게 붙어보자며 정면 승부를 자처했습니다.
[박용진 / 더불어민주당 의원 : 이재명 의원 나오시라, 본인이 생각하는 혁신이 뭔지, 민주당의 혁신을 놓고 박용진하고 세게 붙자….]
또, 강훈식 의원이 곧 출마 선언을 하고, 박주민 의원도 다음 주 초쯤 출마 여부를 공식화합니다.
친문계 불출마로, 당권 쟁탈전이 97그룹과 이재명, 다윗 대 골리앗 대결로 갈 가능성이 커진 겁니다.
후보 난립에 따른 경쟁력 분산 우려로 97 주자 사이에선 반이재명 단일화 카드가 벌써 거론되는 등 세대교체 바람몰이 시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강병원 / 더불어민주당 의원(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 적어도 이 97세대가 이렇게 경쟁을 하지만 마지막에는 (단일화) 그런 것들도 염두에 두고 (할 수 있는) 큰 행보라고 생각하고요.]
하지만, 이재명 의원 측은 97그룹 출마가 이 의원의 당권 결심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한다며,
‘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이란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이 의원도 출마 결심을 굳혔다는 일부 보도를 반박해 당권 레이스 합류 시점을 최대한 늦추면서,
정쟁이 아닌 민생에 집중하라고, 정부 여당을 비판하며 직접 대응을 자제했습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의원 : (당 대표 출마 잇따르고 있는데 언제쯤 결정하실까요) 잠깐만요. 출석 체크 좀]
[앵커]
지금 민주당 전당대회 상황,
‘어대명 대 여러 명’, 이렇게 분석해봤습니다.
그런데 여러 명이 하나로 뭉친다면 변수가 될지, 궁금합니다.
국회는 요즘 폭풍 전야 같습니다.
민주당이 단독으로 임시국회를 소집해 의장 선출을 강행하겠다고 선언했고,
국민의힘은 의원 비상 대기령까지 내리며 대치해왔습니다.
다행히, 민주당이 오늘로 예상됐던 국회의장 단독 선출을 4일로 미루고 국민의힘 답변을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여야 합의 없이 본회의를 열고 의장을 선출하는 건 불법이라며 맞서고 있습니다.
국회의장이 없는 가운데 사무총장은 임시회 소집 공고만 할 수 있을 뿐 본회의를 열고 안건까지 정하는 건 권한 밖의 일이라는 겁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단독으로 본회의를 열고 국회의장단을 선출하면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거나 법원에 가처분신청을 하는 등 법적 대응할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여야 대치 상황을 박기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박홍근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국민의 기대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좀더 인내하면서 국민의힘이 주말을 거치면서 추가적인 새로운 양보안을 갖고 오는지 기다리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합니다.]
윤석열 대통령 귀국 직후인 데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도 해외에 머무는 상황에서 여론의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우려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국민의힘은 불행 중 다행이라면서도 국회의장 단독 선출 자체는 불법이라며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송언석 /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 : 하반기 원 구성을 여야 간의 합의 없이 민주당이 숫자의 힘만으로는 강행하려 하는 것은 국회법 규정을 위반한 불법 행위입니다.]
필리핀 특사로 출국한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내일 귀국합니다.
여야 모두 더 이상 시간 끌기는 부담스러운 만큼, 주말 사이 극적인 합의가 있을지 주목됩니다.
YTN 김대근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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