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집권기 임명한 최재해 감사원장의 감사원에 원장·사무총장 사퇴 요구, 형사 고발 예고 등 강공을 펴는 데 대해 현 여당인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의 주옥같은 말씀을 민주당에 그대로 돌려드린다”며 역공을 가했다. 문재인 정권 시절 ‘박근혜·이명박 정부 적폐청산’ 광범위 수사 전개에 ‘정치보복’이라며 반발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에 경기 성남시장 시절 이재명 대표가 “물타기”라고 일축했던 발언을 재조명한 것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10일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감사원에 대한 민주당의 정치적 공격이 기막히다 못해 안쓰럽기까지 하다. 국정감사 자료요구와 증인출석요구를 빙자해 감사원장과 사무총장의 사퇴와 형사고발을 운운한다”며 “(해수부 공무원 북한군 피격사건, 월북몰이 의혹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감히 서면 질의서를 보냈다는 이유로 감사원의 손발을 묶기 위한 ‘생떼탕’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의 지난 2017년 12월24일 YTN 방송 ‘시사 안드로메다’ 출연분 일부 발언을 대독(代讀)했다. 그가 지목한 영상에서 이 대표는 “그걸 정치보복이라고 해 가지고 못하게 하고 싶은 사람들이 있는 거죠. 제가 자주 얘기하는 걸로 도둑은 원래 잡아가지고 뿌린 대로 거두게, 저지른 만큼 처벌되게 해야되는 게 맞는데, 이 나쁜 짓 한 사람들 입장에서는 안 당하고 싶거든요? 그러니까 그거를 ‘나 잡지마’라고 할 순 없고, 그걸 이제 다른 걸로 물타기를 하는 거죠”라고 말한다.
이어 “‘정치보복이다.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하는 거 아니냐.’ 이렇게 이야기하는데, 지금 하고 있는 소위 적폐청산이라는 건요, 그냥 죄 지은 사람 죄 찾아내 합당한 대가를 지불하게 하는 거여서 그거는 뭐 어떤 이유로도, 전 언제든지 ‘우리 사회 공동체가 있는 한 계속해야 될 일’이라고 보는거죠”라며 “아니. 제일 큰 원칙이 그런 것 아닙니까? 우리 같이 사는 데 규칙을 정해놨는데, 규칙 중에서도 어기면 처벌하는 규칙이 있어요”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이 대표는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 규칙을 어기고 이익을 보거나, 심지어 치부를 하거나, 이런 게 다 사실상 용인되고 있죠. 그리고 힘세면 더 봐줘요”라면서 “또 힘없는 도둑이 뭐 100만원·200만원 훔치면 바로 감옥 보내는데, 그게 아니고, 권력을 갖고, 편을 먹어갖고 정치세력이라는 이름으로 엄청나게 훔치면 웬만하면 용서되죠. 화해·화합·통합의 이름으로”라며 “이 악순환을 끊어야 됩니다. 이번 기회에. 반드시”라고 강조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이 대표의 주옥같은 말씀을 민주당에게 그대로 돌려드리는 것으로 국민의힘의 구두논평을 대신하겠다”고 브리핑을 마쳤다. 그는 뒤이어 취재진을 만나서도 “지금 이런 민주당의 정치적 공세에 대해 그동안 이 대표나 민주당이 취한 행동, 언행들 갖고 지금 민주당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하고 비춰보게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오늘 논평을 준비했다”고 전했다.
한기호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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