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경제, 불확실성 속 경제성장률 1%대
4대그룹 총수들, 새해부터 글로벌 행보
경제 위기 속 미래 먹거리 발굴에 전념할 듯
[아시아타임즈=김영봉 기자] 고금리·고환율·고물가 3고(高) 위기와 글로벌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내년 경제가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정부, 한국은행, 경제전문가들로부터 함께 터져 나오면서 국내 기업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이에 국내 경제를 이끄는 4대 그룹(삼성·SK·현대차·LG)은 새해벽두부터 글로벌 행보를 가속화 하며, 불확실한 대내외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미래 먹거리 발굴에 나설 예정이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안정’속 ‘혁신’에 방점을 찍으며 연말 인사를 마친 4대 그룹 재계 총수와 경영진들은 내년 1월 세계 최대 IT·가전 박람회 ‘CES 2023’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글로벌 산업을 점검하고 사업 전략을 가다듬는다.
먼저 1월 5일부터 8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기선 HD현대 사장,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조주완 LG전자 사장 등이 참석한다. 이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 혐의 재판이 열리지 않은 틈을 타 CES 참석할 가능성도 있다.
이번 CES에서 삼성은 초(超) 연결시대를 화두로 제시하며 삼성전자만의 자동편의기술(캄테크 Calm Technology)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어 SK그룹은 고효율 반도체를 비롯해 도심항공교통(UAM), 전기차 베터리 등 40여 개의 친환경 미래 기술 제품을 공개한다.
현대차는 목적기반 모빌리티와 전동화 시스템 기반 자율자행차량 등 미래 신기술을 소개하고, LG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비전을 담은 ‘모두의 더 나은 삶’ ESG 존을 운영해 경영 성과와 중장기 전략 계획을 선보인다.
세계 최대 규모의 박람회인 만큼 경쟁사들의 사업 비전을 한눈에 볼 수 있고, 이에 파생되는 미래 먹거리도 함께 찾는다는 구상이다.
1월 16일부터 20일까지 열리는 다보스포럼에는 이재용 회장과 최태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5대 그룹 총수는 물론 전 세계 주요 인사들과 한자리에 마주 앉아 글로벌 현안인 인플레이션, 공급망 위기 등을 논의한다.
재계 총수들이 새해부터 글로벌 행보에 나서는 이유는 불확실한 내년 경제 전망과 무관하지 않다는 평이다. 재계 관계자는 “내년 경기 불확실성이 높고, 경제도 어려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주요 기업들이 해외에서 답을 찾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실제 내년 경기는 불확실성이 크고 경제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경제전문가는 물론 한국은행, 정부까지 내년 경제성장률을 1%대에 머물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한국은행은 내년 경제성장률을 기존 전망치인 2.6%(8월 기준)보다 0.9%포인트 낮은 1.7%로 전망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전날 “내년 상반기에는 경기가 많이 어려울 것으로 예측한다”며 “경기 침체로 가느냐 아니냐 하는 경계선에 있다”고 말했다.
경제전문가들도 내년 우리나라 경제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 경제 침체로 수출이 줄어들고 내수의 경우도 고물가와 고금리 등으로 소비나 투자가 더욱 얼어붙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날 기자와 통화에서 “내년 경제전망이 1%대로 전망하고 있는 것은 그 정도로 내년 경제가 어렵다는 얘기”라며 “세계 경제 침체로 수출이 그게 줄어들고 있고 내수도 소비나 투자가 얼어붙은 상태다. 특히 부동산 경기 침체로 건설사 등 부실기업이 늘어나고 있는 요인이 내년 경제전망에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내수기업 중에는 건설부문에서 상당히 침체가 우려되며 부동산 버블이 붕되될 가능성도 높다”며 “내년에는 신규채용도 줄어드는 것은 물론 기업들이 그동안 오른 원가생산비 증가분을 줄이기 위해 구조조정도 크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내년 투자전망에 대해 “지금 상황에서는 신규 투자를 늘릴 수 있는 기업은 적다”며 “만약 투자를 한다면 신산업 부문인 바이오, 배터리, 반도체, 전기자동차, 군수산업 등에 투자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내년 국내 기업 10곳 중 9곳은 내년 경영 계획 기조를 현행대로 우지하거나 긴축할 계획이라는 조사결과를 발표하며, 정부에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내년 경기상황이 올해보다 어려울 것”이라며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다른 나라 기업들보다 최소한 불리한 상황에서 경쟁하지는 않도록 세제와 노동시장의 지속적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