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타르 “이-하마스, 27일 오전 7시부터 나흘간 일시 휴전 합의”
● 이스라엘軍, 일시 휴전 기간 가자 남부 비행 완전 중단
● 가자 북부는 오전 10시~오후 4시까지 하루 6시간 비행 중단
● “여성과 19세 미만 아동 청소년 등 인질 50명 차례로 석방”
● 일시 휴전 첫날 인질 13명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39명 교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일시 휴전 합의가 24일(현지시간) 오전 7시(GMT 오전 5시)부로 발효된다고 중재역을 맡은 카타르가 23일 밝혔다. 일시 휴전은 이날부터 26일까지 지속된다.
이 기간 여성과 19세 미만 영유아, 청소년 등 가자지구 내 인질 50명도 차례로 풀려난다.
마지드 알 안사리 카타르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도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자지구에서 풀려나는 민간인 명단에 대한 양측의 합의가 이뤄졌다”며 이같이 전했다.
일시 휴전 기간 이스라엘 항공기는 가자지구 남부 상공 비행을 완전히 중단한다. 가자시티와 가자지구 북부 비행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하루 6시간 동안만 중단한다.
알 안사리 대변인에 따르면 인질 석방도 이 시간에 맞춰 진행된다.
알 안사리 대변인은 “인질들은 가족별로 한 구역에 모이게 될 것”이라면서 “인질 50명이 나흘 안에 반드시 풀려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일단 휴전 첫날인 오후 4시에는 이스라엘 여성과 아동 등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 13명이 풀려날 예정이다.
다만 그는 “보안상의 이유”로 인질 구출 경로에 대한 정보는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알 안사리 대변인은 “우리의 주요 목표는 인질의 안전”이라며 적십자 및 분쟁 당사자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합의에 따라 이스라엘군도 휴전 첫날인 24일 인질 13이 풀려나는대로 팔레스타인 수감자 38명을 1차 석방할 계획이다. 이는 인질 1명당 수감자 3명의 비율에 따른 것이다.
아울러 의료 용품을 포함한 구호품 트럭이 매일 200대씩 가자지구 전체로 들어간다. 식량용 가스를 포함해 하루 4대의 연료 트럭도 가자지구로 진입한다.
● “나흘간 적대 행위 완전 중단…재개시 합의 위반”
● “합의는 오직 가자지구에만 적용…소통 라인 유지 중요”
앞서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22일 나흘간의 휴전에 합의했다. 이와 함께 가자지구에 갇혀 있는 240여명의 인질 가운데 50명을 하마스가 석방하고,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수감자 150명을 풀어주기로 했다.
애초 23일 오전 합의가 이행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교환 방식 등에서 막판 이견이 생겨 지연됐다.
알 안사리 대변인에 따르면 이후 이집트 측과 분쟁 당사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도하에서 휴전 협상이 진행됐다. 협상은 22일부터 23일 새벽까지 계속됐다.
알 안사리 대변인은 “얘기는 잘 됐다. 이전부터 논의해온 합의 이행 계획에 대해 결론 내렸다”며 “양측 간에 많은 논의가 필요했지만 양측 모두 합의 자체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 덕에 매우 긍정적인 환경에서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합의는 나흘 동안 적대 행위를 완전히 중단하는 것에 관한 것이다. 따라서 모든 종류의 적대 행위 재개는 분명한 합의 위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합의는 다른 전선이 아닌 “오직 가자지구에만 적용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어떤 위반이 발생해도 양측에 즉시 전달되고, 서로 물러서서 합의를 계속 이행할 수 있도록 의사소통 라인을 열어두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인도주의적 휴전으로 모멘텀 마련 기대”
● “영구적 휴전이 목표지만 갈 길 멀어”
알 안사리 대변인은 이번 합의에서 “인질의 우선 순위를 정하는 기준은 순전히 인도주의적인 것이었으며, 우리의 초점은 여성과 어린이를 가능한 빨리 위험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협상으로 모든 인질을 제 시간에 구출하는 동시에, 인도주의적 휴전으로 가자지구 주민의 고통을 줄이는데 도움이 되는 모멘텀이 마련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알 안사리 대변인은 또 인도주의적 지원이 이번 협상의 필수적인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겠지만, 라파 통로를 통해 가능한 빨리 구호품이 들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목표는 협상의 끝이 영구적 휴전으로 귀결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양측이 영구적인 휴전을 원하는 것 같느냐’는 질문에는 “양측이 이번 합의에 매우 헌신적이었다는 것을 안다. 우리의 목표는 이번 합의의 결론을 도출하고, 궁극적으로 이 전쟁을 종식시킬 수 있는 더 많은 휴전의 길을 닦는 것이었다. 우리는 영구적인 휴전을 달성하기 위해 많은 것을 구축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일시 휴전 마지막 날에 추가적인 인질 석방을 위한 후속 합의가 이뤄지고 인도적 휴전이 영구 휴전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일시 휴전 합의했지만 갈등 씨앗은 여전
● 네타냐후 “전쟁 목표는 ‘하마스 제거’…계속 추진”
● 하마스 “합의 지연, 네타냐후 탓…휴전이 끝은 아냐”
이스라엘 총리실은 카타르 측의 발표 직후 첫 석방 대상 인질 명단을 받았다고 확인했다.
총리실은 “관계 공무원들이 명단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석방 대상자 가족과 접촉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쟁 목표인 ‘하마스 제거’를 계속 추진할 것”이라며 강경한 태도를 재확인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이스라엘을 방문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난관이 없는 건 아니지만 모든 인질을 구출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우리 모두의 미래를 위협하는 하마스 잔인한 행보를 근절하지 않는다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 사이의 평화에 대한 희망은 없다”고 주장했다.
하마스 역시 “4일간 아무런 문제 없이 합의가 이행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이미 10일 이상 전부터 나온 얘기”라며 합의 성사가 지연된 데 대해 네타냐후 총리를 비난했다.
또 “팔레스타인 국가를 만족시킬 유일한 것은 점령의 종식과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의 종식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시 휴전이 “끝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권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