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 공원 조성해 이전 가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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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육군사관학교에서 열린 독립전쟁 영웅 5인 흉상 제막식에서 사관생도와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육사는 독립전쟁에 일생을 바친 홍범도, 김좌진, 지청천, 이범석 장군, 그리고 신흥무관학교를 설립한 이회영 선생의 흉상을 탄피 300㎏을 녹여 제작했다. 2018.3.1 연합뉴스
육군사관학교가 외부 이전 추진으로 논란이 됐던 홍범도 장군 흉상을 육사 내에 존치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현재 설치된 충무관 앞에서 육사 내에 새로 조성하는 독립운동 기념공원으로 옮긴다는 계획이다.
22일 복수의 군 소식통에 따르면 육사는 ▲독립운동 ▲한미동맹 ▲육사 출신 전사자 등을 주제로 한 여러 기념공원을 교내 곳곳에 조성할 계획이다.
한 소식통은 “충무관 앞에 설치된 홍범도 장군 흉상을 독립운동을 기념하는 공원으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육사가 이런 방향으로 교내 기념물 재정비 계획을 올해 안에 확정해 육군본부에 예산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앞서 정형균 육군사관학교장은 지난 17일 계룡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육군본부 감사에서 홍범도 흉상과 관련해 “육사 내부적으로 여론을 수렴한 결과 존치시켜야겠다는 의견이 많다”며 “위치 자체는 현재보다 조금 더 선양하기 적절한 곳으로, 육사 내에서 조정하자는 의견이 있다”고 말했다.
홍 장군 흉상은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3월 다른 4명의 독립운동 영웅 흉상과 함께 육사생도 교육시설인 충무관 앞에 설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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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주년 삼일절인 2018년 3월 1일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에서 열린 독립전쟁 영웅 홍범도 장군 흉상 제막식 모습. 뉴시스
육사는 지난해 8월 31일 교내 기념물 재정비 계획에 따라 홍 장군 흉상은 외부로, 나머지 독립운동 영웅 흉상들은 교내 다른 장소로 이전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이 됐다. 소련 공산당 가입 전력이 있는 홍 장군 흉상이 육사에 설치된 것은 부적절하다는 게 당시 육사와 군 당국의 입장이었다.
지난해 10월 육군본부 국정감사에서는 이에 대한 야당의 질타가 이어졌지만, 권영호 당시 육사 교장은 “공산주의에 참여한 이력이 있는 장군 흉상을 육사에 놓는 것이 적절하느냐”란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정당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하는 등 흉상 이전의 뜻을 굽히지 않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이에 따라 홍 장군 흉상을 충남 천안 소재 독립기념관으로 옮기는 방안이 추진됐지만, 반대 여론이 커지고 광복회 등 독립유공자 단체와 야당도 강하게 반발하면서 흉상 이전은 이뤄지지 않았다.
국방부와 육군은 홍 장군 흉상 외부 이전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고려해 육사의 교내 존치 방안을 반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광복회와 야당은 육사 충무관 앞에 설치된 홍 장군 흉상을 “1㎜도 옮겨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기 때문에 육사 내 위치 재조정에도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
광복회 관계자는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조금이라도 건드리면 안 된다”며 “육사 내 다른 장소로 옮기는 것에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육사 측은 “(홍범도 장군 흉상의 육사 내) 존치 여부와 이전 관련 사안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다양한 내·외부 의견을 수렴해가는 중”이라고 전했다.
윤예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