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과 함께 부산 이전이 기대되는 수출입은행의 움직임도 심상찮다. 윤희성 수출입은행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외교부가 수도에 없는 나라는 없다. 수은은 금융의 외교부 역할을 한다”며 부산 이전을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산은 부산 이전이 확실시 되면서 다른 국책기관들의 반발이 심화하고 있는 모양새다. 수협중앙회 유치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전남도가 유치전에 뛰어들었고 민주당 신정훈 의원은 농협중앙회와 함께 수협중앙회 본사를 전남으로 이전하는 내용의 농업협동조합법, 수산업협동조합법 개정안을 잇따라 발의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산업은행 부산 이전 공약을 지키려는 이유는 균형발전이다. 수도권에 집중된 금융산업을 분산해 부산을 명실상부한 금융중심지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부산이 금융중심지로 지정된 이후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예탁결제 등 공공 금융기관들이 옮겨왔다. 하지만 금융회사나 국책은행 등이 없어 금융집적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 산업은행을 부산으로 옮기는 대신 각종 세제 혜택을 여의도에 주면 이전 효과가 없다. 또한 산업은행과 함께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과 수협중앙회 등이 이전해 문현금융단지가 제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 여야를 막론하고 부산 금융중심지 육성을 흔드는 것은 수도권 이기주의에 불과하다.
부산 울산 경남은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국가 기간산업 중심지로서 산은 이전 효과가 뚜렷할 것으로 기대된다. 수출입은행은 지역 해운업 발전과 이와 관련한 전·후방 산업 지원에 도움이 된다. 국책은행 이전으로 정부의 균형발전 의지와 효과를 보여줄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는 산은과 함께 다른 국책은행의 부산 이전이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해야 하겠다. 또 유치 경쟁 등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이 소요되지 않도록 2차 공공기관 이전 로드맵 발표도 앞당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