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고금리에 1년 새 1.5배 증가
30대 다중채무 62.5% 늘어 2.7조
연체율은 20대가 6.6% 가장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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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누적된 경기 침체와 고금리 영향 등으로 자영업자 대출 연체 규모가 1년 새 1.5배 늘었다. 특히 세 군데 이상 빚을 진 20~30대 사업자 연체율이 치솟는 등 젊은 자영업자들의 타격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신용평가기관 나이스(NICE)평가정보로부터 받은 ‘개인사업자의 가계 및 기업 대출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해 말 대출을 안고 있는 개인사업자는 335만 8499명, 이들이 금융기관으로부터 빌린 가계 및 기업 대출 잔액은 1109조 6658억원에 달했다.
2022년(327만 3648명, 1082조 6258억원)에 비해 대출자 수는 2.6%, 대출 잔액은 2.5% 늘었다. 같은 기간 3개월 이상 연체된 금액은 18조 2941억원에서 27조 3833억원으로 49.7% 늘었으며 평균 연체율도 1.7%에서 2.5%로 0.8% 포인트 뛰었다.
이들 중 3개 이상 금융기관에 대출을 끼고 있는 다중채무 개인사업자(173만 1283명)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문제는 이들의 연체율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중채무 개인사업자의 연체액은 2022년 말 14조 2950억원에서 1년 만에 21조 7955억원으로 52.5% 증가했고 평균 연체율은 2.1%에서 3.2%로 1.1% 포인트 올랐다.
20~30대 가운데 빚을 갚지 못하고 있는 비율은 더 빠르게 늘었다. 30대 다중채무 자영업자의 연체액은 1조 7039억원에서 2조 7691억원으로 62.5% 증가했는데 이는 전 연령대에서 가장 큰 증가폭이다. 연령대별 연체율은 20대가 6.6%로 가장 높았고 30대가 3.9%로 뒤를 이었다.
코로나19 이후 경기가 회복되기 전 창업이 크게 늘면서 연체액이 뛴 것으로 분석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창업이 늘면서 대출도 늘어났지만 장기간 경기가 회복되지 않다 보니 문을 닫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젊은층의 경우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포화 시장에 들어갔거나, 담보가 부족하다 보니 금리가 높은 신용대출을 더 많이 받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융아 기자
2024-03-05 1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