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이태원 참사와 관련 사실상의 ‘내각 총사퇴’를 요구한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해 “민주당은 정치 선동을 중단하라”면서 “이태원 참사 애도기간이 끝나자마자 민주당이 악의적 정치공세에 나섰다”고 날을 세웠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황교안 전 총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무총리 경질, 내각 총사퇴까지 거론하며 국정조사도 몰아붙이고 있다”며 “책임자는 마땅히 엄벌해야 한다. 확실한 책임을 지게 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황 전 총리는 “그런데 (민주당이 주장하는) 내각 총사퇴 주장은 황당하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발언인가”라며 “유족을 위한 것은 결코 아니다. 나라를 혼란의 아노미 상태로 몰아가자는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것이 과연 무엇을 위한 것인가. 나라를 혼란 상태로 만들어서 도대체 뭘 얻으려는 것인가”라며 “북한은 군사적 도발을 계속하고 있다. 이런 안보 위기 상황에 대비하기도 바쁜데, 이에 맞서 대비하는 것은 고사하고 오히려 악의적 정치 공세! 정말 기가 찬다”고 혀를 찼다.
그러면서 “정치 선동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며 “심지어 주말 촛불집회 배후로 민주당이 의심받고 있다. 재난을 정치화하는 행태는 국민의 엄중한 심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황 전 총리는 “지금 이재명에 대한 검찰 소환이 임박했다. 그래선지 민주당 의원과 이재명 대표 측 인사들이 가입한 ‘이심민심’이란 단체 조직원들이 주말 촛불집회에 버스까지 대절했다고 한다”며 “이재명의 방탄을 위해 드는 촛불을 감히 희생자 유족을 위한 촛불이라고 치장하지 마시라”고 일갈했다.
끝으로 그는 “‘이심민심’이라는 미사여구(美辭麗句)로 민심을 왜곡 선동하려는 것”이라며 “손바닥으로 해를 가릴 수 없다. 이재명의 검찰 소환과 구속이 오히려 ‘이심전심’으로 국민들에게 퍼지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거듭 날을 세웠다.
앞서 이날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로지 국가의 잘못이다. 여러분의 잘못이 결코 아니다”라면서 “이 참사에 대해서는 반드시 원인을 규명하고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헌법 34조 6항 명시돼 있다”며 “국가는 보이지 않는 어떤 곳에서도 국민을 책임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신당역 사건, SPC 청년 노동자 사망사건 같은 국가와 정치가 책임을 다하지 못한 사안에 대해 진지한 성찰이 필요한 시기”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모든 참사에 최종 책임자이자 국정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이 진지하고 엄숙하게 국민 여러분과 희생자분들에게 진지하고 엄숙한 대국민 사과가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책임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지는 것”이라며 “총리 사퇴를 포함해 국정 전면적 쇄신이 반드시 필요하고 이것이 바로 책임을 지는 첫 번째 출발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국정조사를 넘어 특검까지 꺼내들었다. 경찰의 셀프 수사를 믿지 못하겠다며 국정조사와 특검 도입까지 주장한 것”이라며 “이제 막 사고 원인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국조도하고 특검도 하자는 것은 무한정 ‘이태원 참사’를 끌고 가겠다는 의도”라고 반박했다.
장 원내대변인은 “이 대표가 인정하는 것처럼 국정조사는 강제조사권도 없어서 진상규명을 할 수 없을뿐더러 정쟁만 하다 끝날 공산이 크다”며 “그런데도 국정조사를 요구하더니 이제는 특검까지 꺼내 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특검도 ‘시간끌기용’인 것은 마찬가지다. 국회에서 특검법 논의에만 몇 달이 걸릴지 모르고, 특별검사 임명과 수사단 구성까지 생각하면 하세월이 걸릴 것이 뻔하다”면서 “결국 이 대표와 민주당이 노리는 것은 이태원 참사를 장기간 끌며 국민들의 눈과 귀가 이 대표에 대한 수사로 향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속셈”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태원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만드는 것은 이미 안중에도 없는 것이다. 경찰의 셀프 수사는 민주당이 단독으로 강행한 검수완박법 때문이다. 당시에도 지금의 문제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폭주하는 야당은 이를 무시했다”며 “민주당은 국정조사와 특검을 입에 올리기 전에 검수완박법 강행에 대한 사과와 수사체계 정상화를 먼저 이행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권준영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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