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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채널 ‘강대불’ 캡처
베트남에 놀러 간 한국인이 호찌민 유흥가에서 폭행을 당했고 당시 상황을 기억도 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졌다. 급히 한국으로 귀국했으나 의료 파업으로 인해 2시간 동안 여러 병원을 전전한 끝에야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유튜버 강대불(본명 강태원·28·구독자 7만명)은 지난 6일 자신의 채널에 ‘베트남에서 죽다 살아났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은 공개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75만건에 이르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화제가 되고 있다.
강대불에 따르면 그는 지인과 당초 16박 17일 일정을 계획하고 베트남 여행으로 떠났지만 예상치 못한 사고를 당해 4일 만에 귀국했다.
사고는 지난달 4일(현지시간) 새벽쯤 여행자 사이에서 이름난 호찌민의 ‘핫플레이스’ 부이비엔 거리에서 벌어졌다.
사고 직후 강대불은 친한 유튜버 몽순임당에게 전화를 걸어 “나 어딘지 모르겠어. 일어나니까 이가 다 부러졌어”라고 울먹이며 상황 설명을 시작했다. 이 장면은 뭉순임당이 촬영한 통화 영상을 통해 전해졌다. 강대불은 사고 당시 취해 있었으나, 몽순임당에게 도와달라는 전화를 했을 때는 정신이 깬 상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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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채널 ‘강대불’ 캡처
이날 오전 3시 46분쯤 강대불이 의식을 찾은 직후 촬영한 셀카에는 앞니가 부러져 선명하게 금이 가 있는 모습, 눈이 멍들어 부어 있는 모습 등이 담겼다.
몽순임당은 현지에서 도움을 구할 사람을 찾기 위해 베트남 여행자 오픈채팅방에 들어갔지만 일부 이용자들는 조롱 섞인 답변을 했고 방에서 강퇴를 당하기도 했다.
이어 영사관 쪽에도 도움을 청해 호찌민 총영사관 관할 영사관에 전달해주겠다는 답변을 들었다. 다만 현장으로 가줄 수 있는 인력은 없다는 영사관 측 답변을 구독자를 통해 전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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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호찌민의 번화가 부이비엔 워킹스트리트.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유튜브 채널 ‘HẢI ĐƯỜNG PHỐ TV9’ 캡처
이에 몽순임당은 직접 구독자를 통해 현지 지인을 알아본 뒤 강대불이 있는 현장으로 보냈고, 강대불은 그와 함께 한 국제병원 응급실을 찾아갈 수 있었다.
하지만 현지 병원에서 제대로 된 진료는 받을 수 없었다. 안과·치과 진료, CT 촬영 모두 불가능하며 정밀 검사를 위해서는 한국으로 귀국하는 게 좋겠다는 의사 소견을 듣고 가장 빠른 비행편을 구해 한국에 돌아왔다.
한국에서도 일은 순탄하게 풀리지 않았다.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후 9시 25분쯤 비행기에서 내린 강대불은 ‘응급실 뺑뺑이’ 때문에 병원 5곳을 찾은 후에야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고 했다.
강대불과 몽순임당은 가장 먼저 3차 병원 2곳을 차례로 방문했다. 그러나 이들 병원은 모두 ‘환자 의식 있음’을 이유로 의료파업 진료 거부를 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그는 2차 병원에서 CT 촬영을 해보라고 권유한 2번째 병원 관계자의 말을 듣고 2차 병원을 찾아갔다. 하지만 그곳에서도 의료파업 및 응급실 베드 부족으로 진료를 거부당했다고 한다.
이후 3번째 병원 주차장에서 구급차를 보고 도움을 요청했고 4번째로 또 다른 2차 병원으로 이동했다. 강대불은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그러나 이곳에서도 의료 파업 때문에 CT 촬영이 안 된다는 얘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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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채널 ‘강대불’ 캡처
이들은 5번째로 찾은 한 대학병원에서 마침내 CT 촬영을 하고 의사 소견을 들을 수 있었다. 이런 과정에 약 2시간이 소요됐다고 한다.
병원 진료 결과 강대불은 넘어져서 다친 게 아니라 외상의 상태가 폭행에 의한 타박상으로 추정된다는 얘기를 듣게 됐다.
강대불은 사고 약 한 달 후 찍은 영상에서 “다행히 안구 쪽에는 부상이 없고 안와골절도 발견되지 않았다”며 “치아는 3개가 골절돼 임플란트와 크라운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강대불은 이 영상을 올린 이유에 대해 “한국에 오면 바로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2시간 동안 치료를 못 받고 어떤 검사도 못 받으니까 무서웠다”며 최근의 의료 파업 사태가 하루빨리 끝나길 기대했다.
시청자들을 향해서는 “해외여행 갈 때는 꼭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몽순임당은 “남자들끼리 간다고 해서 일이 안 생기는 게 아니다”라며 “무슨 봉변을 당할지 모르니까 꼭 가족이든 가까운 지인이든 위치를 공유해야 하다”고 강조했다.
이정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