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이 돌연 사퇴한 것을 두고 윤석열 대통령이 언론인 출신들을 반기지 않는 것 아니냐, 언론관이 경직돼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와 주목된다.
이 부대변인의 사퇴 사유로는 해외 순방일정의 유출 책임으로 알려져 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가 지난 29일 “기자단에 제공됐던 해외 순방 일정이 외부로 유출돼 안보·외교상으로 결례와 위험이 발생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박원석 전 정의당 정책위의장은 31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순방일정의) 엠바고 관리가 안 됐다고 그 책임을 지운 건데, 직책이나 역할상 부대변인이 그 책임을 져야 되는 걸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박 전 위의장은 그 근본 원인을 놓고 “대통령이 언론관이 좀 굉장히 경직돼 있는 것 같다”며 “지금 언론과의 관계도 그렇고, 결국 선택적으로 자기 마음에 드는 언론만 불러서 대통령이 소통을 하거나 또 이 정부 최대의 차별성 있는 소통으로 제시했던 도어스테핑 중단한 지도 한참 됐다”고 분석했다. 박 전 위의장은 “언론인 출신들을 그렇게 썩 대통령이 반기지 않는 것 같다”고 추정했다. 그는 “김은혜 홍보수석 같은 경우는 예외”라면서도 “캠프에 제일 먼저 영입됐던 조선일보 출신의 이동훈 전 논설위원의 경우 개인의 문제점도 있기는 했지만 캠프에 들어간 지 얼마 안 돼서 공복 옷을 벗었다”고 해석했다.
박 전 위의장은 “언론인 출신들의 습성이 물론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있는 그대로 바른 말 하기 좋아하고 쓴소리 좋아하는 것을 별로 반기지 않는 거 아닌가, ‘대변인은 내 생각만 얘기해, 네 생각 얘기하지 말고’ 식의 관점”이라며 “그러면 검찰에서 공보관 하던 사람 데려와서 대변인 시키면 된다. (앞으로) 그럴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을 지낸 박수현 전 의원도 이 같은 의문을 제기했다. 박 전 수석은 같은 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전화연결에서 “대통령 해외 순방 일정이 유출되는 것은 왕왕 있었던 일이고, 이게 사표를 낼 이유가 되는가라는 의문을 가졌다”며 “혹시 다른 이유가 있지 않을까 저도 곰곰이 생각해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 전 수석은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이상민 장관의 책임 문제 등이 거론이 됐을 때 ‘책임이라고 하는 것은 책임이 있는 사람에게 딱딱 물어야 한다, 막연하게 다 책임져라 그것은 현대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얘기’라고 말씀하신 적 있다”며 “그런데 이재명 부대변인에게 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나라, 사표를 수리한다라고 하는 것이 이게 맞는 얘기냐”고 반문했다.
박 전 수석은 이번 사태의 원인을 두고 개인의견을 전제로 “UAE 적은 이란이라고 하는 심각한 외교적 파장이 있는 발언 책임을 묻는 것 아니냐”며 “그 장면을 순방기자단의 이 풀단이 찍었을 것이거나, 대통령실 전속이 찍어서 공개했을 텐데 사전에 왜 문제가 되는 발언들을 통제하지 못했는가 라고 하는 그런 책임을 물은 것이 아닌가, 저는 그 이유밖에 생각이 안 되더라”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이유라면 홍보수석이 책임질 일인데, 이재명 부대변인에게 꼬리 자르기 식 책임묻기 아닌가라고 추정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의 5개월 공석 사태와 관련해 박 전 수석은 “대변인 공백 사태는 실제적으로 언론을 통해서 국민이 질문할 수 있는 그런 기회와 창구를 아예 5개월째 지금 방기하고 있는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가 언론과 출입기자를 대하는 태도, 더 나아가서는 국민을 대하는 태도가 이건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5개월 공백이면서 대통령실이 이렇게 운영이 된다는 자체가 신기하다”고도 했다.